미국이 24일 신종 인플루엔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자 국내도 위기단계 등급을 최고 등급인 ‘심각’으로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신종 플루 감염자가 급증하고는 있지만 사망률이 0.03% 정도로 계절 인플루엔자 사망률(0.2%)보다 치명적이지 않기 때문에 그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최희주 보건복지가족부 건강정책국장은 26일 “미국의 국가 비상사태 대책 내용은 모두 우리가 이미 시행하고 있다”며 “위기단계를 격상하거나 일제 휴업을 선포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많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미국의 국가비상사태는 신종 플루 환자 진료소를 별도로 설치하고 병상을 확보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신종 플루 환자를 치료하는 거점병원 472곳이 지정돼 있다. 이 가운데 399개 병원이 별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고 8980개의 격리병상을 확보한 상태다.
의학적인 기준에서 신종 플루 대유행은 이미 9월부터 시작됐다. 그런데도 아직 등급을 상향조정하지 않는 것은 국민 일상생활과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심각 단계일 때는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필요할 경우 정부는 감염 의심 시설을 폐쇄하고 단체행사를 금지할 권한이 있다. 모든 학교와 학원의 강제 휴업이 가능하고 기업과 단체의 시설과 행사까지 폐쇄할 수 있다. 초유의 국가비상사태가 될 수도 있는 것.
현재 학교 휴업은 학교장의 재량이다. 교장은 휴업에 앞서 발생환자 수, 유행 상황 및 환자와의 접촉 정도를 고려해 교육청, 보건소 관계자와 협의하게 된다. 관할 교육청은 학교 정상수업이 불가능할 때는 학교장에게 휴업을 명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는 학생들의 수업 결손이 우려되기 때문에 휴업은 가급적 자제하도록 하고 해당 학생만 등교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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