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국제공항에서 비행기로 4시간여. 오후 8시 20분에 이륙한 비행기는 적도를 향해 남쪽으로 날아가 깜빡 졸다 깨어날 즈음 조그만 섬에 다다른다. 열대의 낙원을 꿈꾸며 도착한 이곳에서 처음 맞닥뜨린 것은 끈끈한 바람과 한적하다 싶을 정도의 여유로움. 밀집한 건물도, 분주하게 오가는 사람의 모습도 좀처럼 눈에 띄지 않고 잘 정돈된 이미지만 강하게 풍겨난다.
서남태평양에 위치한 괌은 금요일이나 토요일 밤에 출발해 월요일 새벽에 돌아올 수 있을 만큼 부담 없는 여행지다.
미국령에 속하지만 비자는 필요 없다. 바다는 온통 에메랄드빛. 밀가루를 뿌려놓은 듯 발가락을 간질이는 백사장이 끝없이 펼쳐지고, 해변을 따라 늘어선 야자수가 ‘어서 오라’고 손짓한다.
○출렁출렁, 바다가 나를 부른다. 해양 스포츠도 다양하다. 평균 섭씨 27도에 이르는 해변 기온은 레저 활동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일상의 긴장과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에 충분하다. 투명한 바다 속에는 열대어와 산호초들이 많다. 섬 전체가 산호초로 둘러싸여 수심이 얕고 바닷물은 유리알처럼 투명하다. 제트스키, 바나나보트, 카약, 스노클링, 물자전거 등 ‘바다’와 노는 재미가 쏠쏠하다.
스카이다이빙, 원시의 자연에서 등산·정글 트레킹·수영 등을 즐기는 이색 레포츠인 정글 투어에 도전해도 좋다. 투먼 만을 가로질러 수심 1m 거대한 자연풀장을 즐겨보자. 자연방파제가 형성되어 있어 물놀이객 안전을 책임진다. 산호와 바위는 조심. 간혹 뾰족한 산호에 다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열심히 일한 당신, 그냥 쉬고 싶다
휴양지 개념에 맞게 숙박시설은 고급스럽고 편리하다. 휴양이 목적이라면 야자수 나무그늘 아래서 낮잠을 즐기거나 책을 읽어도 좋다. 그러다 심심해지면 호텔에 딸린 수영장이나 코앞에 펼쳐진 해변으로 나가 수영과 해양레포츠를 즐겨볼 만하다. 해질 무렵, 모래사장을 거니는 것도 낭만적이다. 발바닥에 전해오는 촉감이 솜이불처럼 부드럽다.
호텔에서 바라보이는 바다는 언제나 투명하다. 풀은 야자수와 인공폭포 등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여름은 좋지만 뜨거운 태양을 피하고자 하면 호텔 풀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방법이다. 태양은 뜨거워도 그늘은 시원하다.
○다운타운서 지름신이 강림하다
괌은 의외로 쇼핑 공간이 많다. 투몬과 이파 오 비치를 따라 각종 문화시설과 쇼핑공간도 많아 1년 내내 사람들로 북적댄다.
특히 한국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 쇼핑공간은 면세점 ‘DFS 갤러리 괌’이다. 구찌, 프라다, 디올 등 고급 브랜드들이 많으며 가격도 한국보다 저렴하다. 한국 직원도 있어 언제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좀 더 젊은 취향을 원한다면 ‘더 플라자’도 좋다. 다양한 브랜드들이 갖추어져 있다. 패밀리레스토랑, 카페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유럽 등지에서 인기 있는 최신 유행 디자인을 볼 수 있다. 타무닝에 있는 미국식 쇼핑매장 ‘괌 프리미어 아웃렛’도 쇼핑객들이 찾는 필수코스.
○사랑의 절벽에서 전설을 읽다
투몬 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사랑의 절벽’은 연인의 애틋한 사랑의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평생 배우자와 사랑을 꿈꾸고 있는 연인이나 신혼부부들에게 필수코스다. 이곳에 오르면 괌 중부의 해변과 숲으로 이루어진 언덕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사랑의 절벽은 현재 전면 개보수 되어 주변의 숲을 거닐 수 있는 자연보도와 라테스톤 공원, 야외 결혼식 정원, 전망대, 기념품점, 휴게소 등을 갖추고 있으며, 여행객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도 제몫을 다하고 있다.
○주지사 관저에서 스페인의 흔적을 찾다
독특한 양식을 띠고 있는 총독관저는 주지사의 관저로 사용되고 있다. 이 건물의 양식은 전통적인 차모로족의 건축양식과 스페인의 건축양식이 복합돼 있다. 아가나 지역에서 높은 카사마타 언덕에 위치하고 있어서 아가나만을 비롯해 시 전체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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