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여신’은 끝내 김현지(21·LIG)의 손을 들어줬다.
김현지가 9일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파72·641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와
유럽여자골프(LET)를 겸하는 대신증권·토마토투어 한국여자 마스터즈(총상금 30만 달러) 연장전 두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파에 그친 유소연(19·하이마트)을 꺾고 프로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김현지는 2006년 제니아-엔조이투어
상금랭킹 1위에 오르면서 2007년부터 정규투어에 합류했다. 그러나 2007년 신인왕 경쟁에서 동료
김하늘(21·코오롱엘로드)에게 타이틀을 빼앗겼고, 이번 대회 전까지 우승없이 두 차례 준우승을 차지한 게 최고 성적이었다.
전날 일몰로 경기가 중단되면서 오전 8시 5분 재개된 연장 두 번째 경기에서 김현지는 세 번째 샷을 핀 40cm에 붙인 뒤
버디로 연결시켰다. 유소연도 세 번째 샷을 핀 2m 지점에 붙였지만 버디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우승컵을 내줬다. 유소연은 상금랭킹
1위를 탈환하기 위해선 이 경기를 무조건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던 반면, 김현지는 져도 잃을 게 없었다. 결국 부담 없이
경기를 치른 김현지가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태권도 공인 3단의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는 김현지는 초등학교 6학년
때 구청장배 태권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김현지는 “생애 최고의 순간이다. 오늘 연장까지 왔기 때문에 져도 잃을
것이 없다는 마음으로 자신감 있게 경기 한 것이 우승까지 이어진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공동 2위를
차지한 유소연은 상금 2만 9250달러를 받았으나 상금랭킹 선두 서희경(23·하이트)이 4위에 올라 상금 1만 5000달러를
추가하면서 역전에는 실패했다. 서희경과 유소연은 시즌 상금 6억375만원과 5억 9358만원으로 1000만원 밖에 차이나지 않아
20일부터 제주 스카이힐 골프장에서 열리는 ADT 캡스 챔피언십에서 상금여왕을 두고 마지막 승부를 펼치게 됐다. 둘은 나란히
4승으로 다승 부문에서도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어 다승왕도 마지막 대회에서 가려진다.
한편
안신애(19·푸마)는 신인왕을 확정지었다. 안신애는 이번 대회까지 신인왕 점수 777점을 획득해 2위 양수진(18·넵스,
613)을 넉넉히 따돌리고 남은 대회 결과에 관계없이 신인왕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한국여자프로골프에서 우승 없는 신인왕이
배출된 것은 2007년 김하늘(21·코오롱) 이후 2년만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