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신(新)청사의 ‘호화청사’ 논란과 관련해 국무총리실이 진상 파악에 나섰다. 행정안전부도 지방자치단체 청사 신축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하기로 하는 등 정부가 지자체의 대규모 청사 건립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22일 성남시에 따르면 5명 안팎으로 구성된 국무총리실 조사반이 20일 성남시 중원구 여수동 성남시청을 방문해 서류 및 현장조사를 벌였다. 이들은 신청사 건축 관련 자료를 통해 성남시가 적정 기준을 지켰는지 등을 확인했다. 또 시장실 등 주요 시설을 직접 둘러보고 규모와 내부설비 등을 점검했다. 이날 국무총리실이 실시한 조사는 호화청사 지적에 대한 현장 확인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 관계자는 “건축 과정에서 행안부 권고 기준을 충분히 반영했음을 설명했다”며 “조사반이 특별한 문제를 지적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행안부도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개정안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제출해 성남시처럼 과도한 청사 건립에 나서는 지자체를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행안위는 행안부가 제출한 개정안에 대해 23일 법안 심사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 각 지자체 청사 면적은 해당 지자체 조례로 규정돼 있을 뿐 중앙정부 차원의 강제성 있는 규제 방안이 전혀 없다. 행안부는 개정법 시행령에 지자체 청사 면적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이를 초과하면 교부금 삭감 등 재정적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단체장 집무실 면적 등을 주민들이 알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공시하는 내용도 담아 주민 감시가 상시적으로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문제가 된 성남시장 집무실 면적은 행안부가 내부적으로 확정한 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성남시는 교부금을 받는 지자체가 아니기 때문에 법 개정 이후에도 별다른 제재 방안이 없다. 행안부 관계자는 “성남시처럼 교부금을 받지 않는 지자체가 규정을 위반할 때 줄 수 있는 별도 제재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법 개정안에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남=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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