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한다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몰랐다. 낯선 길 위에서 나는 죽음을 짊어 멘 어린 고아처럼 매일 울었다. 먼 길 돌아온 것 같았는데 돌아보면 아무 것도 없었다. 내가 가진 열쇠들은 아무 구멍에도 맞지 않았다. 내가 어딘가에서 삭제된 것 같았다. 내가 내가 아닌 것 같았다. 그래도 가는 수밖에는 없었다. 아는 건 가야 한다는 것밖에 없었으니까.
그 길을 혼자 걸은 게 아니라는 건 아주 작은 바람이 말해줘서야 알았다. 매순간 함께였으므로 곧 나였던 그분, 그분이 바람 안에 계셨다. 이제 그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나는 알 수가 없다.
말로 할 수 없는 말들은 다음 한 줄의 공백으로 대신한다.
자, 이제 한번도 하지 않았던 말을 해야 할 시간이다. 먼저 이순희 여사님께, 1925년부터 지금까지 그 어떤 미인도 당신만큼 아름답지는 못했을 겁니다, 부디 오래 오래 건강히 지켜봐주세요.
멋쟁이 타이거, 알고 계셨습니까? 당신은 영원한 나의 영웅입니다. 당신의 웃음을 위해 내가 가고 있습니다.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는 여린 은사자와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는 거대한 작은 귀, 완벽 그 자체인 愛군. 내 결여된 온기를 0.1%씩 채워주는 PSY, 현재스코어 세상에서 제일 예쁜 지호가족, 당신들이 있어 내가 조금 더 인간이 됐어. 계속 그 자리에 있어줘.
이 길이 어디로 꺾어질지 나는 알지 못한다. 아직은 나 자신조차 제대로 위로할 수 없다. 언젠가는 당신을 데워주고 싶지만, 작은 공간을 녹여 새로운 계절을 만들어 내고 싶지만, 하지만 지금은 그저 이것밖에는 모르려 한다. 그렇다. 나는 정말로 모른다. 가야 한다는 것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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