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가 출범한 것이 1982년이다. 한 세대가 지나가고 있다. 2009년 한국 프로야구의 ‘관중폭발’현상의 기저에는 초창기 베이스볼 키드의 귀환이 자리잡고 있다.
지금의 30∼40대는 야구에 대한 로망과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프로야구 키드 1세다. 누구라 할 것 없이 이 세대의 사람은 자기만의 야구추억이 있다.
어릴 적 동네나 학교운동장에서 유리창 한번 정도는 깨 본 그들만의 기억이 있는 세대다. 이제 어른이 되어 과거에 간직했던 꿈에 대한 도전이 이들을 사회인 야구로 이끌고 있다.
그러나 야구가 쉬운 운동은 아니다. 단체운동이기 때문에 일단 20명 정도는 있어야 한 팀이 성립되고, 단기간에 실력이 향상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특히 투수는 체계적인 훈련과 교육이 필요한데 현실은 아무래도 따라주지 못한다. 결국 한두 명의 투수에 의존하다 보면, 무리한 혹사가 뒤따르게 된다. 열정은 넘치지만 다음 단계로 발전이 어렵다.
TV 예능프로그램 ‘천하무적 야구단’도 마찬가지다. 야구를 매개로 한 단순한 오락 프로그램이지만 야구할 때만큼은 ‘리얼’에 가깝다. 단지 선수층이 얇고 야구가 단순한 운동이 아니기에 거의 일 년이 지나도 실력이 크게 향상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래도 열정 만큼은 화면에 그대로 묻어난다. 이 프로그램이 갖는 가치는 베이스볼 키드 출신들에게 ‘나도 뛰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했다는 점이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로망’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기초가 부족한 30대 중반의 순수 아마추어가 야구를 처음 시작하기에는 애초부터 무리가 따른다. 타격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적응할 수 있지만, 수비는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다.
특히 어깨가 싱싱해야 투수뿐만 아니라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데, 30대의 퇴화된 어깨는 근본적으로 일정 부분의 한계를 노정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야구팬들이나 시청자가 주목하는 것은 경기력이라기보다는 차라리 ‘꿈에 대한 도전’이다. 물론 상대팀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향후에도 결과보다는 과정이 보다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야구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일 때 진정성이 묻어난다.
‘천하무적 야구단’이 최근 시도하고 있는 ‘꿈의구장 프로젝트’도 필자에게는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많은 사회인 팀들의 가장 큰 꿈은 누가 뭐래도 구장 아니겠는가. 아무리 척박해도 우리만의 구장이 있다는 것, 이것은 야구를 좋아해본 사람이면 모두가 꿈꾸는 마지막 로망이리라. 30∼40대 아저씨들에게 야구에 대한 꿈과 열정을 일깨워 준 ‘천하무적 야구단.’ 따뜻한 봄이 오면, ‘야구의 메카’ 이곳 부산에서 ‘자갈치 회’를 걸고 한판 합시다.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스포츠에 대한 로망을 간직하고 있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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