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어디 갔나” 들끓는 아이티 민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5일 03시 00분


공항 나타나… 해외 도피설
美언론 “의료진 마중 나온것”


“대통령과 내각은 도대체 뭘 하는가. 거지처럼 외국의 구호만 기다리는가.”(14일 아이티 시민 마조리 아르셸루아즈 씨가 르네 프레발 대통령 인터넷 블로그에 띄운 글 중.)

최악의 지진 참사 이틀째인 아이티에서 늘어가는 것은 사망자만이 아니었다. 무기력한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분노도 커졌다. 13일 오후 프레발 대통령(사진)이 참사 현장이 아닌 포르토프랭스 공항에 나타났다는 사실도 여론을 악화시켰다. 프레발 대통령의 인터넷 블로그에는 그가 국민 보호라는 책무를 방기한다는 성토의 글이 여럿 올랐다. 아르셸루아즈 씨는 “국민을 안심시키려는 기자회견조차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ID ‘재이’는 “미국 마이애미로 도망가려고 공항에 간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미 일간 마이애미해럴드는 이날 공항에서 프레발 대통령이 미국 의료진을 마중했다고 전했다.

프레발 대통령이 아이티를 떠났다는 설(說)도 민심 악화에 일조했다. 아이티와 이웃한 도미니카공화국의 인터넷 언론 ‘도미니칸 투데이’는 이날 “공식 확인은 안 됐지만, 프레발 대통령이 13일 오후 도미니카에 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프레발 대통령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오늘 밤 잘 곳도 없다. 그러나 잠이 문제가 아니다. 사람을 구조할 방도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으로 대통령궁과 관저는 모두 무너졌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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