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몰 6일째, 기적은 이어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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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10여명 추가 구조
한국구조대도 수색 나서

지진 발생 엿새째인 17일(현지 시간) 지진 매몰자 구조의 한계시간이라는 72시간을 훌쩍 넘겼지만 43개 구조팀의 구조대원 1739명은 한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이날 한국의 119국제구조대도 포르토프랭스에 도착해 지진으로 붕괴된 중앙은행에 대한 수색작업을 벌이는 등 본격적인 구조활동에 들어갔다. 25명의 구조대원과 구조견 2마리, 국제보건의료재단 소속 의료진 7명, 한국국제협력단(KOICA) 직원 2명, 대한적십자사 직원 1명 등으로 구성된 구조대는 디지털 내시경과 매몰자 탐지기 등 첨단장비를 활용해 생존자 수색과 시신 발굴 작업을 시작했다.

기적은 계속됐다. 이날 오후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5층짜리 카리브 슈퍼마켓에서 지진 발생 126시간 만에 40세 여성이 구조되는 등 이 건물에서만 이날 모두 5명이 구조됐다.

또 이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40명 이상의 유엔 직원이 숨진 유엔 본부 건물을 방문한 직후 덴마크인 직원 1명이 구조됐다. 붕괴된 3층짜리 호텔에서는 16세 소녀가, 4층짜리 건물에서는 55세 남성이 구출되는 등 이날 모두 10여 명이 구조됐다.

가족과 친구를 잃은 이들의 슬픔은 더욱 깊어갔다. 이날 기자와 만난 메셀랭 크리스트 오제 씨(24)는 “학생 200여 명 중 15명만 겨우 살아남았다”고 울먹였다. 아이티 수도에서 신학교에 재학 중인 오제 씨는 “지진 발생 당시 성경수업을 받고 있었는데 갑자기 교실에 있던 학생들이 땅속으로 추락했다”며 “목사가 돼 이웃을 돕자는 동료들의 다짐도 모두 물거품이 됐다”고 흐느꼈다. 오제 씨도 매몰됐지만 다행히 5시간 만에 구조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구호품 보급 사정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포르토프랭스의 공항에는 지진 이전 하루 30∼35대의 비행기가 착륙했지만 지금은 100대 이상이 들어오고 있다. 원활한 물자수송을 위해 도미니카공화국 남부 바라오나에서 포르토프랭스까지 130km의 길을 수송로로 이용할 계획이라고 양국 정부가 밝혔다.

하지만 구호팀의 불안과 어려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김정민 씨(48·교사)는 “아무 데나 물품을 풀어놨다가는 약탈을 당할 것 같아 고민이다. 본부에서 의료진 파견도 검토하고 있으나 수술까지 할 만한 장소와 병원이 부족해 난항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포르토프랭스(아이티)=유성열 특파원 ryu@donga.com
▼한국, 지원액 대폭 늘려… 세계 6,7위권
삼성그룹 100만달러 등 기업 성금도 줄이어▼

정부는 18일 아이티의 강진 피해 복구를 위해 우선 지원한 100만 달러를 포함해 민관 합동으로 모두 10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외교통상부는 “아이티에 단기 긴급구호금 250만 달러, 중장기 복구·재건 지원금 500만 달러 등 정부 지원금 750만 달러와 민간 모금액 약 250만 달러를 합쳐 모두 약 10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긴급구호자금은 긴급구호예산 800만 달러(95억 원)에서 지원되며, 재건지원금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통해 집행하는 무상원조예산(약 4900억 원)에서 충당할 계획이다.

한국이 지원하는 1000만 달러는 세계 6, 7위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그룹은 18일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1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삼성그룹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성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LG전자 사원협의체인 디지털보드와 노동조합 대표들은 이날 국제구호단체 굿네이버스 서울사무소에 5000만 원을 전달했다. LG전자 파나마법인은 의약품 등 6만 달러 상당의 구호물자를 지원키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21t과 11t급 굴착기 2대를 운전기사와 함께 현지에 보내기로 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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