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못할 책임 떠맡기려는 것”
언론 ‘서방 음모론’ 잇단 제기
“국제문제 더 큰 부담 지우고
위안화 절상 노리는 美 계략”
‘중국, 띄워 죽이기(捧殺中國·봉살중국).’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주간지 랴오왕(瞭望) 둥팡(東方)주간은 최근 이런 자극적인 제목의 커버스토리를 게재했다. 중국말로 펑사(捧殺)는 겉으로는 위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해치는 것을 말한다. 중국식 발전모델인 ‘베이징 컨센서스’와 중국을 미국과 나란히 세운 주요 2개국(G2) 개념에는 중국이 감당할 수 없는 책임을 떠맡기려는 서방의 계산이 깔려 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중국인들은 우쭐해하지 말고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라고 잡지는 경고했다.
둥팡주간은 우선 베이징 컨센서스와 G2 개념의 등장과 발전과정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먼저 베이징 컨센서스는 특별한 의의가 있고 서방의 발전모델과 다른 점이 있으나 중국은 이를 다른 나라에 수출할 의도는 없다고 잡지는 전했다. 또 서방의 일부 시각은 베이징 컨센서스의 장점보다는 위협에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쥔루(李君如) 인민정치협상회의 상무위원이자 중앙당교 전 부교장은 “현재 ‘발전모델’을 거론하는 것은 사실과 맞지 않을뿐더러 위험하다”고 말했다. 자기만족에 빠지기 쉽고 이로 인해 개혁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G2에 대한 거부감은 훨씬 컸다. 중국은 떼밀려서 G2로 불리는 것이지 스스로 G2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잡지는 지적했다. 광둥(廣東) 성에서 발행되는 광저우(廣州)일보는 지난해 일본 매체의 보도를 인용해 “서방국가, 특히 미국이 최근 중국을 띄우는 것은 중국을 죽이려는 얄팍한 계략”이라고 규정했다. 미국은 중국 칭찬을 재정적자 등 자국 문제가 해결되면 더는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미국의 그럴듯한 말에 속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일본이 고도성장을 구가하던 1980년대 중반 미국의 이런 행동에 속아 환율을 올리는 등 요구를 들어줬다가 ‘잃어버린 10년’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현재 서방세계의 중국 찬양도 일본의 경우처럼 국제문제 해결에 더 많은 부담을 지우고 인민폐 절상 등 금융시장에 대한 추가 개방을 요구하려는 노림수라는 것이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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