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오바마 일 너무 많이 벌여” 대항연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29일 03시 00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끝난 직후 버지니아 주도 리치먼드 주의회 의사당에 차세대 공화당을 이끌 샛별로 불리는 로버트 맥도널 주지사(56)가 섰다.

토머스 제퍼슨 전 대통령이 설계한 200년 전통의 주의회 의사당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공화당의 공식 대항연설을 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그의 연설은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과 비슷한 분위기를 내려고 애쓴 흔적이 보였다. 입법부 의원들은 물론이고 행정부 각료, 사법부, 군부요인 등이 총출동한 워싱턴 연방의사당에서의 오바마 대통령 연설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주의회 인사와 지지자들이 참석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오바마 대통령처럼 의사당 건물에 들어서면서 참석자들과 악수하는 모습을 연출했고 아프가니스탄 참전용사 등 특별손님도 초대해 귀빈석에 앉혔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이 1시간이 넘는 대형연설을 한 반면 맥도널 주지사는 10분 정도로 비교적 간략한 연설을 했다.

공화당이 이날 대항연설의 분위기 연출에 애쓴 이유는 지난해 공화당 측 연설이 최악의 실패였다는 지적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 국정연설 형식으로 치러진 상하양원 합동회의 연설 직후 인도계인 보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가 대항연설을 했지만 시종 맥없는 연설을 했다는 혹평을 받았기 때문.

지난해 11월 치러진 주지사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공화당의 새 희망으로 떠오른 맥도널 주지사는 이날 공화당의 전통적인 주장대로 작은 정부를 촉구하며 보건의료개혁의 궤도 수정을 요구했다. 그는 제퍼슨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해 “영리하고 소박한 정부를 구현하라는 가르침에도 오바마 정부는 지나치게 많은 일을 하려는 과욕을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 정부에서 30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는데도 민주당이 주도하는 의회는 재정적자를 가중시키는 입법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맥도널 주지사는 또 “공화당 역시 오바마 대통령의 보건의료개혁을 향한 열정을 공유하지만 그가 제시한 해결책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도 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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