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22·한국체대)이 서울 리라초등학교에 다닐 때 담임교사였던 윤병화 씨(47·여·사진)는 2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승훈의 어린 시절을 이렇게 기억했다. 윤 교사는 이승훈이 2학년, 6학년일 때 두 번 담임을 맡았다. 그는 “스케이트를 정말 좋아하던 승훈이는 이미 입학할 때부터 국가대표가 되고 싶어 했다”며 “가끔 학교에 찾아올 때마다 ‘올림픽 금메달을 딴 모습은 언제 보여줄래’라고 농담 삼아 말했는데 정말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윤 교사가 기억하는 이승훈은 친구들뿐만 아니라 선생님들에게도 인기가 좋은 아이였다. 얼굴도 하얀 ‘꽃미남’인 데다가 운동과 공부를 모두 잘했고 성실했기 때문. 그는 “수업시간에 늘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집중하던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며 “스케이팅 연습 때문에 수업을 자주 빠지면서도 숙제만큼은 꼭 해왔다”고 말했다. 윤 교사는 전 과목 성적이 상위권이었고, 매년 우등상을 놓치지 않았던 이승훈에게 공부를 더해 볼 것을 권하기도 했다. 그는 “그때 승훈이가 ‘선생님 저는 스케이팅 선수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던 게 아직도 떠오른다”며 웃었다. 선생님들의 ‘공부 권유’는 서울 신목중학교에 입학한 뒤에도 이어졌지만 이승훈은 스케이트가 더 좋았다. 이승훈의 어머니 윤기수 씨는 “초등학교 6년 동안 우등상을 매년 탔고, 수업에 빠지면 친구 노트를 빌려 수업을 따라갈 정도였다”고 말했다.
1998년 외환위기 무렵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했을 때도 이승훈은 늘 긍정적으로 생활했다. 윤 씨는 “힘든 내색을 거의 하지 않고, 심성이 맑아 많은 선생님이 ‘바른 아이’라고 칭찬했다”며 “훈련이 참 힘들었을 텐데 힘든 티를 낸 적이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어른스러웠다”고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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