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머피의 법칙’ 묵살… 설마하다 큰코다친 도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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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7일 03시 00분


‘악재 관리’때 유념할 5가지 교훈

도요타가 리콜 파문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번 사태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동아비즈니스리뷰(DBR) 52호(3월 1일자)는 도요타의 위기관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악재 관리(bad news management)’ 시 유념해야 할 다섯 가지 교훈을 제시했다.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① ‘머피의 법칙’은 농담이 아닌 현실

1989년 도요타는 미국에서 처음 출시한 렉서스에서 문제가 발견됐을 때 즉각 팀을 꾸려 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이번 리콜 사태를 보면 도요타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과거에 도요타는 소비자 가정을 직접 방문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이번에는 미온적 태도로 일관했다. “일이 꼬이려면 항상 꼬이게 되어 있다”는 ‘머피의 법칙(Murphy's law)’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토대로 기업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채 대응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② 위기를 가져오는 건 문제 처리 과정의 태도

일본 ‘도요타 사태’에서 기업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위기 발생 시 기업들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방어책을 미리 강구해야 하고, 해당 정부와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일본 ‘도요타 사태’에서 기업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위기 발생 시 기업들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방어책을 미리 강구해야 하고, 해당 정부와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신뢰와 만족은 문제 자체가 아니라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 소비자들을 위해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에 달려 있다. 현재 소비자들은 가속 페달의 문제 자체보다는 도요타가 적절하게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1000만 대라는 역사상 최대 리콜을 감행하면서도 도요타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리콜 과정에서 문제를 회피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③ 해당 정부와 밀접한 협력 체계 구축해야

1993년 6월 14일 당시 펩시의 최고경영자(CEO)였던 크레이그 웨더업은 워싱턴에서 펩시콜라 캔 내부에서 주사기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그날 바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책임자와 만나 협조 체제를 구축했다. 반면 도요타는 리콜 파문 초기에 미국 정부와 협조 체제를 구축하지 못했다. 미국 정부와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만들지 못한 도요타는 ‘필요 이상’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④ ‘소비자 인식’이 ‘회사 현실’보다 우선

한때 도요타는 가속 페달 문제와 관련해 CTS라는 부품 업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CTS가 반발해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리콜 귀책사유가 누구에게 있는지는 두 업체 간 문제이지 소비자의 관심사는 아니다. 소비자의 가장 큰 관심사는 ‘내 도요타 차량에 문제가 있다면 도요타가 어떻게 해결해 줄 것인가’이다. 도요타의 핵심 메시지도 바로 이 점에 집중했어야 했다. 위기 상황에서 CEO는 자신들이 바라보는 현실 인식이 아닌 소비자들이 바라보는 인식에 따른 조치를 취해야 한다.

⑤ ‘전략적 투명성’ 발휘해야

위기 상황에서 ‘투명성’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무조건 모든 것을 밝히는 게 아니라 ‘전략적 고려’를 한 투명성 실현이 중요하다. 자랑은 ‘자기 입’보다 ‘남의 입’에서 나와야 힘을 받지만 자신의 실수나 잘못은 스스로 털어놓을 때 더 높은 점수를 받는다. 이번 도요타 리콜 사태에서 제품의 문제점을 도요타가 아닌 정부와 언론이 더 나서서 파헤친 것은 전략적 투명성을 해치는 큰 실수였다.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hoh.kim@thelabh.com

정리=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국내 첫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52호(2010년 3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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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rvard Business Review/“주주보다 고객”…고객 자본주의 시대가 왔다
현대 자본주의는 ‘전문 경영인’을 앞세운 ‘관리 자본주의’ 시대와 주주 가치 극대화를 기업의 최우선 목표로 삼는 ‘주주 가치 자본주의’ 시대로 양분할 수 있다. 캐나다 토론토대 로저 마틴 교수는 관리 자본주의 시대(1933∼1976년)와 주주 가치 자본주의 시대(1977∼2008년) S&P500 기업의 주가 상승률을 각각 분석했다. 그 결과 주주 가치 자본주의 시대 기업들의 주주들이 얻은 연평균 실질 수익률이 관리 자본주의 시대 기업 주주들이 얻은 수익률보다 오히려 하락했다. 주주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주주 가치가 아니라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 P&G처럼 고객 가치 극대화를 우선한 기업이 GE나 코카콜라처럼 주주 가치 극대화를 앞세운 기업보다 오히려 주주들에게 더 큰 이익을 안겨줬다.

▼ ▼High-Tech Marketing Solution/B2B 기업도 브랜드로 도약하라
소비재 시장에서처럼 B2B 기업에서도 브랜드 가치가 중요할까? 미국의 브랜드 컨설팅 기업인 코어브랜드가 16년간 450여 개 기업을 연구한 결과 B2B 시장에서 기업 브랜드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평균 7%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의 통념과 달리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지 않는 B2B 시장에서도 브랜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한상린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가 B2B 브랜드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설명했다.

▼ ▼사기(史記)의 리더십/톱니바퀴 같은 시스템, 제국을 이끌다
진시황은 거대한 제국을 통치하기 위해 조직을 일사불란하게 작동시키는 완벽한 시스템 구축에 몰두했다. 화폐, 도량형, 문자를 비롯해 각종 문물제도를 규격화하고 행정체제와 도로망을 정비했다. 진시황은 시스템 전문가였지만 동시에 시스템 맹신자이기도 했다.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해 놓으면 그 시스템 안에서 인간은 절로 움직일 거라고 확신했다. 그는 자신 외에 어떤 인간도 믿지 못했고, 그에 따라 통일 제국의 모든 시스템을 스스로 창안하거나 다듬으려 했다. 이는 곧 시스템 오작동에 따른 모든 책임도 그 자신이 져야 하다는 의미였다. 시스템의 전문가이자 시스템 맹신자였던 진시황의 리더십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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