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팬들은 “‘이종범’이라 쓰고 ‘신(神)’이라고 읽어라”고 외친다. 2010년 2월26일(한국시간)을 기점으로 이제 세계 피겨팬들이 ‘김연아’라 쓰고 ‘전설’이라 칭송할 시대가 도래했다.
○김연아 사전에 ‘이변’이라는 낱말은 없다
올림픽 금메달은 하늘이 낸다. 실력뿐 아니라 행운, 심리, 환경까지 전부 맞아 떨어져야 가능한 일이다. 낸시 캐리건, 미셸 콴, 사샤 코헨 등 당대의 상징적인 선수들이 끝끝내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게다가 최근 4대회에서 쇼트 1위가 금메달까지 차지한 사례도 없었다. 옥산나 바이울∼타라 리핀스키∼사라 휴즈∼아라카와 시즈카는 모조리 역전우승이었다. 따라서 김연아의 ‘퍼펙트 금메달’은 16년 묵은 온갖 징크스를 다 털어내는 명실상부한 여왕의 즉위식이었던 셈이다.
○Born to skate, Born to fly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로 김연아는 사상 최초로 4대륙 선수권∼피겨 그랑프리∼세계선수권까지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김연아는 2006∼2007, 2007∼2008, 2009∼2010년 ISU 그랑프리파이널 우승을 해냈고 2008∼2009년 ISU 4대륙선수권, 2009∼2010년 세계선수권에 이어 2010년 밴쿠버올림픽까지 정복했다. 1984∼1988년 올림픽 연속 금메달을 따낸 ‘피겨여제’ 카타리나 비트 외에는 커리어 상 필적할 비교대상이 없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퀄리티를 논해도 김연아는 쇼트 사상 최고점을 5차례 기록했고, 프리 최고점 역시 3번 세웠다. 올림픽 이전까지 김연아의 최고연기로 꼽혔던 게임은 2009∼2010년 그랑프리 1차대회(파리). 쇼트(76.08)와 프리(133.95) 모두 최고기록을 작성, 총점 210.03을 기록한 바 있는데 밴쿠버에서 이 기록을 전부 새로 써냈다.
쇼트(78.50점)는 2009∼2010년 그랑프리 5차대회(뉴욕)때 세운 자기기록(76.28)을 또 넘어섰고 프리는 사상 최초로 150점(150.06)을 돌파했다. 총점 228.56도 당연히 전인미답의 세계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