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1시 25분. 김연아의 환상적인 연기가 끝나자 경기 군포시 수리고등학교 문화관은 박수소리와 함께 일제히 “와” 하는 함성이 터져나왔다. 문화관을 가득 채운 200여 명의 교사와 학생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옛 제자와 선배의 모습에 환호했다.
마침내 마지막 선수의 연기가 끝나고 김연아의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예체능부장을 맡고 있는 홍수민 교사(41·여)의 눈가가 촉촉이 젖어들었다. 상기된 표정의 홍 교사는 “운 좋게 연아의 마지막 고교 시절 1년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며 “그동안 굉장히 힘들고 고통스러웠을 텐데 모두 이겨내줘서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큰 도움을 줬지만 무엇보다 연아가 자기 자신을 이겨내고 금메달을 딴 것이 뿌듯하다”며 “이제는 모든 부담감을 덜고 푹 쉬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곽민정 등 빙상팀을 가르치고 있는 이문구 교사(31)는 “선배인 연아가 앞서 잘해갔기 때문에 민정이도 잘하는 것 같다”며 “두 선수 모두에게 축하한다고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함께 응원을 벌인 김정훈 군(16·군포시 산본2동)은 “선배님, 정말 최고예요!”라며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 수리고 문화관에는 국내는 물론이고 TV 아사히 등 일본 취재진까지 대거 몰려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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