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대북인권특사(사진)는 9일 화폐개혁 실패 이후 북한의 인권상황에 우려를 표했지만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은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킹 특사는 이날 워싱턴 의회 인권위원회에서 열린 ‘탈북 여성 1호 박사’ 이애란 경인여대 교수(46)의 강연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인도적 문제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킹 특사는 대북 식량지원 문제 등과 관련해 북한 당국자를 접촉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당장은 식량지원 문제에 대한 것(접촉)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11일 발표 예정인 국무부의 연례 인권보고서와 관련해 “과거에 했던 것처럼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한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며 “연례 인권보고서에는 북한 부문에 대한 길고 자세한 장(chapter)이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국무부는 거의 매년 북한을 최악의 인권국으로 분류해 왔다.
이 밖에 킹 특사는 미국에 거주하는 재미 이산가족이 북한에 있는 가족을 만나는 문제에 대해 “미국 내 이산가족의 북한 거주 가족 상봉의 중요성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우려하고 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다음 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인권이사회의 북한 인권상황 최종 결과보고서 채택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국무부의 ‘용기 있는 국제여성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 교수는 이날 강연회에서 “대북 식량지원 시 쌀로 주면 군사적으로 전용할 수 있는 만큼 유통기간이 짧은 다 익힌 음식을 동시다발적으로 한꺼번에 주면 전용될 위험이 줄어들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킹 특사는 “좋은 아이디어다.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통일부는 10일 “정부는 춘궁기인 3∼5월 북한의 식량 사정이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하에 관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춘궁기가 끝나기 전에 옥수수 1만 t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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