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돌아다니며 라면 끓여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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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11일 03시 00분


김길태, 살인여부 질문엔 “저는 모르는데요”

10일 오후 4시 반경 경찰관들에게 이끌려 부산 사상경찰서에 모습을 나타낸 김길태 씨(33)는 15일 동안이나 숨어 생활한 탓에 마르고 초췌한 모습이었다.

김 씨의 머리카락은 이발을 하지 못해 앞 얼굴의 절반가량을 가릴 정도로 길었다. 수염은 텁수룩했고 머리도 오래 감지 않아 기름기로 반들거렸다. 포토라인에 섰을 때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으려 머리카락으로 가리는 모습이었다. 얼굴도 씻지 못해 검게 그을린 듯했다. 그를 지켜보던 일부 시민은 김 씨에게 “×새끼야” “○○놈”이라는 등 원색적인 욕설을 퍼부었다. 누군가가 그의 뒤통수를 세게 때리자 순간 김 씨는 화가 난 듯 고개를 홱 돌리며 째려보기도 했다. 그는 또렷한 목소리로 혐의를 부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살해 혐의를 인정하나.

“저는 라면 끓여 먹은 거밖에 없는데요.”

―라면 먹은 곳이 이유리 양 집인가.

“몇 군데 되는데요.”

―살해하지 않았다는 얘기인가.

“저는 모르는데요.”

―(이 양 시신에서 발견된 정액과) 유전자가 일치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아니, 관심 없다니까.”

―그러면 지금까지 왜 도주해서 다녔나.

“앞 사건(1월 부산 사상구에서 귀가 여성을 성폭행하고 감금한 혐의) 때문에요.”

부산=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 동영상 = 이유리 양 납치 살해 피의자 김길태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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