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 있으매…이번엔 동부가 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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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3일 07시 00분



16득점 7R…1차전 패배에 ‘멍군’
초반 14점차 리드 뒤엎은 명승부
유재학-강동희 “이제 3차대전이다”

1쿼터 한 때 6분여간 득점을 올리지 못하며 3-17, 14점차까지 밀렸을 때. 동부 강동희 감독의 얼굴은 일그러졌다. 상대의 압박 수비에 전혀 해법을 찾지 못한 듯 동부 선수들은 우왕좌왕했다. 2차전 역시 모비스가 손쉽게 승리를 따낼 듯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동부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원주 동부가 22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 KCC프로농구 4강 PO 2차전 울산 모비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접전 끝에 72-70으로 승리, 1승1패를 기록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번 시즌과 마찬가지로, 직전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도 서울 삼성과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1승 뒤 3연패로 무너졌던 모비스는 지난해 슬픔을 떠올리게 하는 뼈아픈 패배였다.

강동희 감독은 경기 전 “지더라도 우리 플레이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1차전 어이없는 패배에 대한 자책이었다. “상대가 압박수비로 나올 줄 알고 있으면서도 준비하지 못했다”는 고백은 스스로에 대한 질책이었다. “지더라도∼”라는 각오는 결국 선수들에게 투영됐고, 코트에서 승리로 빛이 났다.

동부의 ‘믿을맨’은 역시 김주성이었다. 김주성은 1쿼터 잠시 흥분하기도 했지만 이내 냉정을 찾았고, 제 기량을 자랑했다. 상대 매치업인 함지훈과의 싸움에서 압도했고, 경기 종료 2분45초를 남기곤 깨끗한 미들슛으로 모비스의 추격 의지를 끊었다. 16득점 7리바운드.

강 감독의 골칫거리인 용병 챈들러는 가끔 오버페이스를 보이며 또 한번 벤치의 속을 쓰리게 했지만, 나름대로 제 역할을 하며 그동안의 실수를 만회했다. 3점 앞서 있던 종료 30초전,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킨 것도 챈들러였다.

모비스는 5점차로 뒤진 경기 종료 1분50초전, 노마크 찬스에서 던진 양동근의 슛이 빗나가고, 결정적인 순간 턴오버를 범하며 무너졌다.

경기 종료 직전 동점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도 아쉬웠다. 1쿼터 월등한 점수차를 유지하지 못하며 뒷심 부족을 노출, 원주에서 치러질 3차전에서 어떤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게 됐다.

만가지 수를 부린다고 해서 ‘만수’로 불리는 유재학 감독이 꺼내들 카드는 무엇일까.

울산|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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