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순간동작 촬영, 30~60개로 세분
현장서 팔 - 무릎각도 등 족집게 분석
선진국선 일반화… ‘적외선’도 활용
밴쿠버 겨울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2월 12일 미국 뉴욕타임스에는 ‘피겨 퀸’ 김연아의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러츠+토루프)를 16개 연속 동작으로 보여주는 사진이 실렸다. 2개 면에 걸친 사진은 많은 화제가 됐다. 그 사진은 김연아에게 쏠린 세계적 관심을 보여주는 한편 찰나의 순간을 어떻게 쪼갰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뉴욕타임스의 김연아 사진은 스포츠 영상 분석 업체인 ‘다트피쉬’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것이다. 동작 분석 과정은 의외로 간단하다. 선수의 동작을 촬영한 후 구간을 설정해 나누고 이어붙이면 된다. 보통 1초에 30개로 동작을 나눌 수 있다. 촬영 카메라가 1초에 60프레임까지 찍을 수 있다면 60개로 쪼개는 게 가능하다. 이 같은 영상 분석은 스포츠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돼 있다. 밴쿠버 겨울올림픽 미국 중계 방송사인 NBC는 스키점프 선수들의 동작을 분석해 비교하기도 했다. 영상 분석은 매스컴보다도 훈련 현장에서 더 많이 쓰인다.
영상 분석의 가장 큰 장점은 현장에서 즉각적인 피드백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카메라를 컴퓨터에 연결한 뒤 동작을 촬영하면 영상이 컴퓨터 화면에 바로 뜬다. 동작을 나눠 볼 수도 있고 어깨, 무릎 등의 각도를 측정해 잘못된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동작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것도 가능하다. 최근 체육과학연구원에서 실시한 영상 분석 실험에 참가한 펜싱 국가대표 심승한은 “예전에는 잘못된 동작을 잘 몰랐고, 지적받아도 고치는 데 오래 걸렸는데 현장에서 바로 화면을 보니까 고치기가 한결 쉬운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은 2005년부터 양궁, 체조 등을 시작으로 영상 분석을 도입해 지금은 모든 대표팀이 영상 분석 설비를 갖췄다. 2007년 말에는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해 동작을 분석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선수의 몸에 부착된 센서를 카메라가 촬영해 근육의 움직임과 지면에 닿는 힘 등도 측정할 수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역도 장미란의 좌우 하체 불균형 문제점을 지적해 금메달을 따는 데 일조한 것이 이 장비다.
펜싱 대표팀 영상 분석을 담당하고 있는 김태완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는 “과거 한 달 넘게 걸리던 영상 분석을 현장에서 바로 처리할 수 있어 많은 곳에서 쓰게 됐다. 다양한 분석 방법도 계속 개발되고 있어 활용도는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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