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간 한민족과 함께한 동아일보
이제 2020년 100주년을 앞두고
‘유비쿼터스 미디어’로 거듭납니다.
신문을 한 장씩 꼼꼼하게 넘겨가며 읽는 아저씨, 휴대전화를 쉴 새 없이 클릭하며 실시간 속보를 받아보는 대학생, 매일 오후 5시 인터넷 ‘뉴스스테이션’에 접속해 뉴스를 챙겨보는 주부를 볼 때 저는 코끝이 찡해옵니다. 그리고 행복합니다.
이쯤에서 제 소개를 할까요. 저는 동아미디어그룹(Dong-A Media Group)입니다. 오늘은 의미 깊은 날입니다. 든든한 맏형인 동아일보가 태어난 지 9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발 빠른 특종과 깊이 있는 심층 기획 기사를 전하며 한국 근현대사에서 민족과 함께 호흡해온 신문입니다.
동아가 올드해 보인다고요. 요즘 말로 ‘시크(세련된)’한 맛이 떨어진다고요. 물론 사람으로 치면 할아버지 할머니 나이입니다. 그러나 빛의 속도만큼 빠르게 기술적 진보를 거듭하는 미디어 세계에서 동아는 아직 힘이 펄펄 솟는 청년입니다.
지난 90년 동안 저에게 무한 사랑과 신뢰를 보내주신 분들께 세 가지 약속을 드리겠습니다. 동아미디어그룹이 제시하는 3대 비전입니다.
첫째, ‘뉴미디어 시대의 프런티어’가 되겠습니다. 세계는 디지털 혁명의 한가운데 있습니다. 신문, 방송, 통신, 인터넷, 모바일 기술은 오랫동안 고수해온 자신의 영역을 파괴하고 서로 융합하는 ‘컨버전스(convergence)’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2008년 1조7000억 달러 규모였던 세계 미디어시장은 2024년 5조7000억 달러로 3.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래사회 메가트렌드는 미디어를 통해 즐겁고 편리하며 창조적 삶을 누리는 것입니다. 미국 미디어학자 켄 닥터는 10년 후 ‘디지털 더즌(Digital Dozen)’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디지털 컨버전스를 주도하는 12개 정도의 미디어 기업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이들 기업이 다양한 매체에 정보를 담아 사람들이 원할 때면 언제 어디서나 꺼내볼 수 있도록 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미국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그리고 곧 선보일 아이티브이로 콘텐츠를 서로 주고받는 ‘3스크린’ 기술 실현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영국 BSkyB, 일본 NTT DoCoMo 등도 최첨단 위성통신 기술을 활용해 세계 미디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2020년 어느날 아침… 리모컨 하나로 동아방송·동아일보 척척 출근길엔 스마트폰으로 ‘동아콘텐츠’ 공부
한국에서도 글로벌 미디어 그룹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오랫동안 디지털 컨버전스를 준비해왔습니다. 1996년 동아닷컴을 시작했으며 휴대전화로 실시간 뉴스를 받아볼 수 있는 모바일동아도 2007년부터 제공하고 있습니다. 인터넷TV(IPTV)로는 동아일보를 지면 형태로 읽을 수 있습니다.
다음 관심사는 방송입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선 유비쿼터스(ubiquitous) 미디어로 거듭나기 위해 방송은 필수 인프라입니다. 방송 사업을 위해 최근 수년간 저는 인력과 기술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3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들어서는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는 최첨단 방송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둘째, ‘퀄리티 콘텐츠의 모델’을 제시하겠습니다. TV, 신문, 인터넷, 모바일 기술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은 콘텐츠입니다. 콘텐츠가 빈약하면 아무리 최첨단 디바이스를 가지고 있어도 무용지물입니다.
동아미디어그룹은 지난 90년간 축적한 텍스트, 포토, 비디오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했습니다. 창의력과 전문성을 두루 갖춘 기자, PD, 기술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고품격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과학동아 등은 ‘뉴스는 공짜다’라는 인식을 깨고 휴대전화 등을 통한 유료 콘텐츠 판매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리더’로 거듭나겠습니다. 세계 곳곳의 뉴스를 빠르고 깊이 있게 전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필요합니다.
저는 미국 뉴욕타임스, 일본 아사히신문, 중국 런민일보, 영국 더 타임스, 호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등과 기사 교환, 공동 취재를 포함한 광범위한 제휴를 맺고 있습니다. 또 글로벌 에디션 체제를 갖추고 있어 해외 주요 도시 호텔과 항공기에 매일 아침 동아일보 신문이 배달됩니다. 제휴망과 배달체계를 더욱 강화해 세계인과 함께 호흡하는 미디어가 되겠습니다.
지긋이 눈을 감고 10년 후 저의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나이를 먹는 것은 서글프다고 하는데 저는 오히려 즐겁습니다. 자유롭게 변신 합체를 구사하는 로봇처럼 저도 다양한 모습과 형태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
그러면 2020년 직장인 김동아 씨(38)의 하루를 따라가 볼까요. 그의 아침은 동아방송을 켜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방송에 나온 내용을 더 자세히 알고 싶은 그가 리모컨 버튼을 클릭하자 그날 동아일보에 실린 분석 기사가 화면에 뜹니다. 리모컨을 누르면 한 장씩 신문을 넘기며 읽을 수 있습니다. 다른 프로그램을 보면서도 화면 한편에는 동아일보를 계속 띄워놓고 읽습니다.
지하철 출근길 김동아 씨 프레젠테이션 준비에 바쁩니다. 스마트폰으로 관련 자료를 읽습니다. 동아 디지털 라이브러리의 맞춤형 콘텐츠 서비스를 이용하면 텍스트에서부터 동영상 자료까지 모두 제공해줍니다.
퇴근한 뒤 그는 아들의 과학 숙제를 도와줍니다. 과학동아를 즐겨 읽는 아들도 동아 디지털 라이브러리 애용자입니다. 관련 동영상을 TV로 내려받아 아들과 함께 시청하며 숙제를 합니다. 시청 중 화면 한편의 동아 e쇼핑 코너를 클릭해서 관련 서적도 구매합니다.
그는 동아방송의 저녁 뉴스 프로그램 ‘뉴스 스테이션’을 3차원(3D) 홀로그램 영상으로 보면서 하루를 정리합니다. 앵커가 화면에서 튀어나와 바로 마주 보고 얘기를 나누는 듯합니다. 리모컨을 누르면 시점이 자유자재로 조절돼서 여러 각도에서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10년 후 이런 모습은 단지 상상 속 세계가 아닙니다. 동아미디어그룹의 디지털 혁명은 이미 진행 중입니다. 콘텐츠와 서비스, 플랫폼에서 사용자에게 다양한 선택의 폭을 제공하겠습니다. 동아미디어그룹은 대한민국, 더 나아가 세계의 ‘미디어 허브(media hub)’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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