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백령도 서남쪽 해역에서 해군 초계함 천안함의 침몰을 낳은 폭발 또는 충격이 발생한 시간은 국방부가 최근 결론지은 대로 ‘오후 9시 22분경’이라고 국방부 민군 합동조사단이 공식 발표했다. 생존한 천안함 승조원들은 합조단 조사과정에서 “당시 1, 2초간 ‘꽝! 꽈-아앙’ 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일치된 내용을 진술했다.
합동조사단은 7일 오전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서 이 같은 조사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이어 생존자 중 중상자 1명을 제외한 57명이 첫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상황을 뒷받침했다.
이날 추가로 공개된 야간촬영용 열상감시장비(TOD)의 동영상에 따르면 천안함은 두 동강 난 뒤 절반 정도 잠겨 있던 함미가 완전히 가라앉기까지 불과 1분이 걸리지 않았다. 9시 22분 기준으로는 약 3분 20초 만이다. 합조단 측은 “이번 TOD는 무인 자동촬영으로 녹화된 것이어서 그 존재를 4월 2, 3일이 돼서야 뒤늦게 알게 됐다”며 “뭔가 감췄다가 새로 꺼낸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문병옥 합조단 대변인(해군 준장)은 사건 발생 시간을 9시 22분경으로 확정지은 근거로 함정의 위치정보 등이 자동으로 표시되는 한국형 해군전술지휘통제시스템(KNTDS)에서 천안함이 사라진 시간이 9시 21분 57초였다고 밝혔다. 문 대변인은 “지진파 감지시간(9시 21분 58초)을 고려할 때 천안함이 정전되면서 시스템이 멈춘 만큼 그 시각을 충격이 발생한 시간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 침몰 직전 천안함은 특별한 작전 임무 없이 계획된 항로를 따라 정상적인 항해를 하고 있었으며 사건 발생 6분 뒤인 오후 9시 28분 천안함 포술장 김광보 중위가 휴대전화로 2함대사령부에 사건 발생을 보고했다고 합조단은 밝혔다.
사건 발생 13일째에 대부분 환자복을 입은 채 기자회견장에 나온 생존 장병들은 “당시 폭발음이 두 번 느껴졌고 귀가 아플 정도였지만 화약 냄새는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천안함 선체는 물이 새는 등의 결함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군 당국은 7일 오후 4시경 침몰한 천안함에서 실종됐던 김태석 상사의 시신을 추가로 발견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선체 인양작업을 위해 탐색작업을 하던 민간 잠수사들이 김 상사의 시신을 함미 절단면 기관조종실 부분에서 발견했고 해난구조대(SSU) 잠수사 10명이 시신을 인양했다. 김 상사는 1993년 해군 가스터빈 담당 하사로 임관한 뒤 지난해 4월부터 천안함에서 근무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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