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에 ‘이번 사건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내용의 긴급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조정작업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해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7일 “천안함 침몰의 경제적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달 31일 신용평가회사 세 곳에 한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는 공문을 보냈다”며 “해외 투자자들에게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중요한 관심사라 이번 사건에 대한 이해를 돕고 한국 정부의 해결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이 한반도에 군사적 불안 요인이 생길 때마다 한국경제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해온 점을 감안해 이를 사전에 막아보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재정부는 공문에서 천안함 침몰 이후에도 국가부도 위험도를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수치가 안정적인 점을 들어 이번 사건이 한국경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원인이 규명되면 그 내용을 투명하게 알릴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천안함 침몰 이후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의 대외신인도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가 높을수록 국가부도 위험이 높음을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은 사건 직전인 지난달 26일 83bp를 기록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80∼81bp로 오히려 하락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신속 대응에 나선 것은 신용평가회사들이 한국 국가신용등급 조정의 막바지 단계로 정부 관계자를 면담한 직후 천안함 침몰 사건이 터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허경욱 재정부 1차관이 지난달 18, 19일 미국 뉴욕에서 S&P와 피치 관계자를 만난 데 이어 24∼26일엔 무디스 측이 한국 정부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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