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우승 나눠먹기’說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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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9일 03시 00분


“교묘한 팀플레이로 다른 소속 선수 진로 방해”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인 2006년 4월. 대한빙상경기연맹 박성인 회장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당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국내 선수끼리 무리한 경쟁을 벌이다 한 명은 실격되고, 다른 한 명은 넘어지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선수들이 귀국한 인천공항에서 이를 두고 선수 부모와 연맹 간부 간 폭력사태까지 빚어졌다. 박 회장은 쇼트트랙 대표팀의 파벌싸움에 대한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그리고 4년이 지났다. 이제는 파벌 싸움은 아니지만 쇼트트랙에서 문제가 또 터졌다. 일명 ‘나눠먹기 논란’이다. 대한체육회 감사팀의 조사를 받은 전재목 대표팀 코치와 이정수, 김성일의 증언대로라면 대표선발전 자체가 조작일 수 있다.

그동안 쇼트트랙계에서는 대표선발전을 포함해 국내 대회에서 일부 선수끼리 우승을 나누기 위한 팀플레이가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 특정 선수를 떨어뜨리려고 하위권 선수가 상위권 선수와 일부러 충돌하거나 같은 코치 밑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이 다른 코치 소속 선수들의 진로를 교묘히 방해하는 팀플레이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실격당하는 선수도 다음 기회 또는 다른 경기에서는 다른 선수의 도움으로 입상할 수 있기 때문에 자행돼 왔다는 것이다.

팀플레이는 쇼트트랙 규정상 실격사항이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처럼 실력이 최상위권에 있는 선수들의 팀플레이를 심판들이 잡아낸다는 것은 쉽지 않다. 한 쇼트트랙 관계자는 “지난해 대표선발전에서도 밀어주기식 경기 운영이 일부 감지됐다. 일부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눈빛을 주고받는 모습 등을 보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워낙 선수들이 지능적으로 경기를 해 이를 잡아내는 게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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