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사진)의 야구는 ‘빅볼’이었다. 선 굵고 통 큰 야구로 최근 몇 해 동안 두산을 강팀으로 이끌어왔다. 페넌트레이스뿐 아니라 한국시리즈까지 뚝심 있게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며 SK 김성근 감독에게 맞서기도 했다. 시원시원한 김 감독의 야구는 그 화끈함에 매혹된 수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 김 감독은 “이기는 야구를 위해서 경기 초반부터 번트 작전을 할 수 있다”고 변신을 예고했다.
13일 광주 KIA전에서 김 감독은 이 같은 변화를 확실히 보여줬다. 이원석의 2점 홈런으로 5-5 동점에 성공한 7회 무사 1루. 다음타자는 2회 서재응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기록한 양의지. 그러나 김 감독의 선택은 보내기 번트였다. 특히 양의지가 2번의 번트파울을 기록한 후에도 김 감독은 다시 번트사인을 냈다. 스리번트까지 감행하는 김 감독의 뚝심은 여전했지만 그 색깔은 전혀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