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과연 16강에 오를 수 있을까? 세계적인 칼럼니스트 랍 휴스와 홍명보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 한준희 KBS 해설위원, 양종구 본보 기자가 50일 앞으로 다가온 남아공 월드컵을 네 가지 색깔로 봤다. 스포츠에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네 가지 맛을 느끼며 월드컵을 즐길 준비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국제축구연맹(FIFA)은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한국을 소개할 때 ‘아시아의 역사를 바꾼 팀’이라고 띄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아시아 최초로 4강 신화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또 아시아 최초로 7회 연속 본선에 올랐고 4회 연속 출전한 홍명보, 독일 분데스리가의 전설 차범근 등 월드 스타가 있다고 전한다.
하지만 FIFA는 2002년 월드컵 2년 뒤인 2004년 FIFA 창립 100주년 기념으로 제작한 DVD에서 역대 10대 오심을 꼽았는데 2002년 한국 경기 관련이 3개나 됐다. ‘한국은 심판의 도움으로 4강에 올랐다’는 냄새를 짙게 풍겼다. 이번 월드컵 B조에서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에 이어 조 3위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만큼 한국 축구는 여전히 국제 축구의 변방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은 과거 여섯 차례 월드컵에서 원정에서는 한 번도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원정 첫 승도 4년 전 독일에서 토고를 상대로 처음 거뒀다. 홈에서 이룬 4강에 대해 폄훼하는 시선이 존재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한국은 요즘 그 어느 때보다 전력이 탄탄해졌다. 이른바 ‘F(판타스틱)4’가 있다.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과 볼턴의 이청용, 스코틀랜드 셀틱의 기성용, 프랑스 AS 모나코의 박주영이 유럽을 휘젓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동국(전북)이 골 폭풍을 일으키고 있고 이승렬(서울), 신형민(포항), 김보경(오이타) 등 신예가 성장하고 있다. 세계 최강 아르헨티나 등 강팀을 만났지만 16강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런데도 국내에선 ‘과연 한국이 16강에 갈수 있을까’라는 부정적인 분위기가 있어 걱정이다. 신도 알 수 없는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미련하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은 늘 예측하고 그 결과를 기다리며 즐거워한다. 공은 둥글다. 그라운드에선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한국은 16강 후보로 평가된 적이 한 번도 없었지만 2002년 4강에 올랐다. 그때 우리 국민은 어땠나. 수백만의 붉은 악마가 거리를 메우며 대표팀을 응원했다. ‘대∼한민국’을 외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2002년에 그랬듯이 태극전사들이 이번에도 승승장구한다면 더없이 기쁜 일이 아닌가.
5월 초면 태극전사 23명이 가려진다. 그 23명이 신명나게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도록 ‘대∼한민국’을 외치자. 사상 첫 원정 16강. 결코 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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