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전남 무안군 삼향면 전남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전남 대표 막걸리 선발대회에서 심사위원들이 컵에 담긴 막걸리 맛을 봤다. 전통주 전문가 6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은 출품된 막걸리의 색깔, 향, 첫 맛, 목 넘김 후 느낌 등 4개 항목을 평가한 뒤 점수를 매겼다. 심사위원들의 점수를 합산한 결과 해남 옥천주조장(대표 송우종)이 만든 쌀막걸리가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담양 죽향도가의 ‘대대포’, 순천주조공사의 ‘나누우리’가 이었다.
김용두 순천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옥천주조장 쌀막걸리는 맑은 색깔과 부드러운 목 넘김 등이 뛰어나 전체 항목에서 고루 점수를 받았다”며 “전통과 현대인의 입맛을 적절히 조합해 낸 점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전남에서 생산되는 쌀로 막걸리를 만드는 업체 12곳이 참가했다. 전남도는 지난해까지 전통주 선발대회를 열었지만 막걸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자 올해부터 막걸리로 출품을 제한했다.
옥천주조장은 광주에서 해남군 해남읍으로 가는 길목인 해남군 옥천면 영춘리에 자리하고 있다. 송 대표(47)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탁주 부문 대한명인’이다. 옥천주조장 쌀막걸리는 1년 정도 된 해남쌀을 사용하고 있다. 배양된 누룩 3가지를 섞어 맛의 균형을 이루고 맑은 맛을 내기 위해 생쌀 일부를 따로 배양하는 것도 옥천주조장만의 노하우다.
그는 옛날 방식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현대식 막걸리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5월 해남의 특산품인 고구마를 이용한 막걸리를 출시했는데 전국에서 구입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송 대표는 몸에 좋은 쑥으로 막걸리를 만들어 올해 안에 시판할 계획이다. 또 낙지 등을 이용한 전통 발효주를 만드는 방법도 개발 중이다.
송 대표는 “실력이 쟁쟁한 업체들이 참가해 수상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는데 뜻밖에 1위를 차지해 정말 기쁘다”며 “1980년대 초반까지 전남 서남권을 주름잡았던 옥천막걸리의 명성을 꼭 되찾겠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옥천주조장 막걸리 등 입상작을 농림수산식품부가 주최하는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 기원 대표막걸리 선발전’에 전남 대표막걸리로 추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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