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용사 추모]“체제위기 北, 이런 사건 꼭 필요했을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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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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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침투 김신조씨 조문

무장공비에서 자유의 품으로 돌아온 김신조 씨가 28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홍진환 기자
무장공비에서 자유의 품으로 돌아온 김신조 씨가 28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홍진환 기자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죄 없는 젊은이들이 이렇게 가는군요….”

1968년 1월 21일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해 서울에 침투한 북한 민족보위성 정찰국 소속 무장공비 31명 가운데 유일하게 생포돼 귀순한 김신조 목사(68)가 부인 최정화 씨(65)와 함께 28일 오후 서울광장에 차려진 천안함 용사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심근경색으로 수술을 받아 몸이 불편한 김 목사는 조문 뒤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가졌다. 김 목사는 “천안함 침몰 사건이 터지자마자 북한의 소행임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잠수함을 타고 들어오다 엔진을 끄면 서해 조류를 타고 조용하게 침투할 수 있다”며 “아마 북한 잠수정이 이런 방식으로 공해상으로 우회해 들어와 어뢰로 천안함을 타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대남 간첩 파견 및 남한 사회 교란 업무를 전담하는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총국을 배후로 지목했다. 북한은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 노동당과 군에 흩어져 있는 대남 공작 조직을 통폐합해 정찰총국을 신설했다.

김 목사는 그 배경에 대해 “김정일이 늙자 북한 정권 내부에서 권력다툼이 심해졌고 경제위기 등으로 북한 체제가 붕괴 위기에 놓이다 보니 장기 집권을 위해서는 이런 사건이 꼭 필요했을 것”이라며 “금강산, 개성공단 등에서도 북한이 원하는 시나리오대로 한반도 정세가 흘러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목사는 “북한을 순진하게 바라보는 친북 인사가 너무 많다. 북한에 가서 김정일과 팔 끼고 건배하던 사람들이 이번에 조문하는 모습을 보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도 했다”며 “이제 우리 국민도 북한을 ‘순진한 국가’로 인식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가 끝난 뒤 그는 작은 쪽지 하나를 건넸다. 쪽지에는 천안함 용사 유가족들을 향한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천안함 용사들의 죽음은 절대 헛된 죽음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을 위해서 목숨을 바쳤다는 긍지를 가지세요. 희망을 잃지 않고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힘내시길 바랍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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