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심증이 굳어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4강을 상대로 본격적인 외교적 접촉에 들어갔다. 특히 외교통상부가 28일 중국 러시아와 긴밀한 협의에 나서 정부의 외교적 대응과 관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유명환 외교부 장관은 이날 장신썬(張흠森) 신임 주한 중국대사, 콘스탄틴 브누코프 주한 러시아대사를 잇달아 만나 천안함 사건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유 장관은 장 대사를 접견한 뒤 배석자 없이 별도로 15분간 단독 면담을 했다. 이는 북한의 연루 사실이 확인될 경우 유엔을 통한 대북제재에 중국의 협조가 최대 관건인 만큼 중국 측에 우리 정부의 심각한 상황인식을 전하고 긴밀한 협조를 부탁하기 위한 자리였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중국 상하이(上海) 엑스포를 계기로 30일 열리는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 천안함 문제를 어떻게 논의할지에 대해 사전 협의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부 소식통은 “중국도 천안함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6자회담이 어렵다는 인식만큼은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도 비교적 한국에 호의적인 태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29일에는 미하일 마르글로프 외교부 아주1국장이 방한해 양자협의를 갖는 등 긴밀한 협의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유 장관은 26일 나카이 히로시(中井洽) 일본 공안위원장 겸 납치문제담당상과 비공개 접촉을 가졌다. 위성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5일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대사와 전화협의를 가진 데 이어 28일 오전 브누코프 주한 러시아대사를 만나 천안함 사건 및 6자회담 대응방향 등에 관해 협의했다.
정부는 천안함 조사 결과가 나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 북한과 특수 관계에 있는 중국과 러시아에 정식보고서를 전달하고 안보리 회부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한미 양국 간의 긴밀한 협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류우익 주중 대사와 김숙 국가정보원 1차장, 이계훈 공군참모총장은 최근 미국을 방문해 다양한 채널의 협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