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사건의 주범으로 북한 잠수함이 거론되면서 북한의 비대칭전력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 해군은 ‘대양해군’의 기치를 내걸고 잠수함 대신 수상함 위주로 전력을 증강해 왔다. 반면 북한은 잠수함 위주의 전력 증강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주변 수역에서 한국의 수상함은 북한을 압도하고 있다. 북한은 주로 400t 미만의 소형 함정을 배치한 반면 남한은 한국형구축함(4500t급) 이지스구축함(7600t급) 등을 배치했다. 하지만 잠수함 전력은 북한이 우위에 있다. 북한은 현재 로미오급(1830t급) 20여 척, 상어급(330t급) 20여 척 등 모두 70여 척의 잠수함(정)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잠수함 10여 척을 보유한 한국은 초계함과 P-3C 해상초계기로 대잠(對潛) 능력을 키워 왔으나 이번 천안함 사건으로 대잠 작전능력이 의심을 받고 있다.
장사정포도 대표적인 비대칭전력이다. 북한은 수도권이 사정권에 들어가는 170mm 자주포와 240mm 방사포(다연장로켓) 등 모두 350여 문을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배치했다. 북한이 공격하기로 마음만 먹으면 불과 5분 만에 서울 곳곳에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이에 대한 한국군의 대응은 한계가 있다. 갱도에 엄폐돼 있는 장사정포가 발사를 위해 갱도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갱도로 들어가기까지 7∼14분에 타격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커드와 노동미사일 등 탄도미사일 900여 기도 비대칭전력 위협이다.
북한 핵무기와 화학·생물학 무기도 큰 위협이다. 북한은 이미 두 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보유한 핵 폭발장치의 위력을 확인했다. 2000∼5000t의 화학무기도 갖고 있다. 러시아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의 보유량이다. 화학무기 1000t이면 4000만 명을 살상할 수 있다. 아울러 북한은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을 이용한 생물학 무기 10여 종의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북한은 또 최근 전방사단의 경보병대대를 연대급으로 증편하는 등 세계 최대 규모인 18만 명의 특수전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 유사시 땅굴 등을 이용해 남한 후방지역으로 침투해 동시다발적으로 전투를 치르겠다는 전략이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비대칭전력:: 상대방의 우위 전력을 피하면서 상대방의 약점을 공격할 수 있는 전력을 말한다. 전차나 야포 등 재래식 무기가 아닌 핵과 미사일, 화학무기, 특수부대, 사이버전력, 잠수함 등을 꼽을 수 있다. 북한은 한미 연합군의 첨단·재래식 전력 우위에 맞서기 위해 대량살상무기(WMD)나 게릴라전 능력 개발에 주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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