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된 결과… 경선 뚜껑 열기전부터 ‘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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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7일 03시 00분


■ 민주 서울시장 후보 한명숙 선출
“국민 무시하는 무능한 정권 심판
교육예산 10조 확보 사람에 투자
서울의 진정한 변화 이끌겠다”
오세훈 “내실있는 정책대결 기대”

한명숙 전 국무총리(왼쪽에서 두 번째)가 6일 서울 영등포 민주당사에서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뒤 경선에 참가한 이계안 후보(오른쪽) 및 지도부와 함께 손을 들어 당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이종승 기자
한명숙 전 국무총리(왼쪽에서 두 번째)가 6일 서울 영등포 민주당사에서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뒤 경선에 참가한 이계안 후보(오른쪽) 및 지도부와 함께 손을 들어 당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이종승 기자

“모든 것을 걸고 온몸을 던져서 범민주 시민 세력의 후보로 진군할 것입니다. 나라가 어렵습니다. 방향을 잃었습니다. 최악의 정권입니다. 4대강, 미디어법, 그 외의 많은 것들에서 국민의 뜻은 무시되고 있습니다. 서민들의 한숨과 눈물은 깊어지는데 겉치레와 전시행정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6일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이명박 정부를 강력히 비판하면서 “오늘 무능한 정권을 심판하기 위한 큰 걸음을 내디뎠지만 민주당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모든 민주 시민 세력이 단결해 오만한 정권에 준엄한 경고를, 국민에겐 변화와 희망을 안겨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서울의 진정한 변화,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겠다”며 “친환경 무상급식을 전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 6조5000억 원인 복지 교육 예산을 10조 원으로 과감하게 확대해 사람에 투자하는 사람 예산으로 쓰겠다”고 공약했다.

경선 기간 TV 토론을 하지 않고 언론과의 대면 인터뷰도 거절해 온 한 전 총리는 이날도 준비해온 원고 내용을 거의 그대로 5분가량 연설한 뒤 취재진과의 일문일답 없이 자리를 떴다.

이날 서울 영등포 민주당사 3층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참여경선대회는 이미 결과가 예상된 탓인지 치열한 열기보다는 한 전 총리 측 지지자들의 일방적인 지지와 성원 속에 진행됐다. 100여 명의 당원 및 구청장 후보들이 모인 대강당에는 한 전 총리 지지 플래카드만 서너 개 걸렸다. 사회를 맡은 우상호 대변인은 “결과가 발표된 게 아니다”며 경선 흥행 분위기를 고조시키려 했으나 일찌감치 한 전 총리의 후보 확정을 축하하는 분위기로 기울어 있었다. 경선 결과 발표 전 축사를 한 정세균 대표도 한 전 총리와 경쟁을 벌인 이계안 전 의원에게 “지난 1년간 노고와 완주에 감사드린다”며 이 전 의원의 패배를 기정사실로 깔고 얘기했다.

행사는 40여 분 만에 끝났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의원 7명 중 당 사무총장인 이미경 의원과 최규식 서울시당위원장 등 2명만 참석했다. 4, 5일 2개의 여론조사 기관이 서울시민 2000명을 상대로 벌인 조사 결과는 이 전 의원 측의 요구로 득표율을 빼고 당선자만 발표됐다.

시종일관 한일자로 다문 입에 굳은 표정이었던 이 전 의원은 한 전 총리의 연설이 끝난 뒤 “(민주당의) 승리를 기원한다”고 짧게 말한 뒤 당사를 빠져나갔다. 이 전 의원은 3일 “지도부가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해 역동적인 경선을 만들고 강한 후보와 민주당을 만들어야 할 책임을 방기한 데 대해서는 반드시 그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전 의원 측의 일부 참모는 노회찬 후보 캠프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나라당 정미경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TV토론 한 번 없는 20세기 경선을 통과한 한명숙 전 총리가 21세기 서울을 맡겠다고 하니 서울시민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이제 한 후보는 실력과 당당함으로 토론회에, 또 시민들 앞에 나와야 한다. 더는 눈물로 현혹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오세훈 시장 선거캠프는 “내실 있는 정책 대결을 펼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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