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11일 현명관 제주도지사 후보(사진)의 공천을 취소하고 도지사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이는 현 후보의 동생(58)이 유권자에게 금품을 건네려 한 혐의로 10일 구속된 데 따른 조치다.
정병국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법적으로 현 후보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선거에서 도덕성을 가장 중요한 공천 기준으로 삼은 만큼 현 후보의 공천권을 박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에 참여한 다른 후보를 공천할 수도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 한두 곳 더 이기는 것보다는 깨끗한 정치문화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후보를 아예 내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이 후보 등록 시작일(13일)을 이틀 앞두고 현 후보 공천을 취소한 것은 돈 선거 논란에 휩싸인 현 후보를 그대로 둘 경우 다른 지역 판세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현 후보는 이날 “동생을 탓하기 전에 후보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경선을 통해 높은 지지율을 얻으며 선거에 임했지만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의혹으로 도민과 당원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현 후보는 현재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거취 표명을 할 예정이다. 현 후보가 무소속 출마할 경우 민주당 고희범, 무소속 우근민 후보가 맞붙을 제주도지사 선거 판세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6·2지방선거를 앞두고 확정된 광역단체장 후보의 공천이 취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은 제주도지사 후보로 우근민 전 지사를 영입하려다 막판에 철회했다. 한나라당이 역대 지방선거에서 호남권 이외 지역의 광역단체장 후보를 아예 공천하지 않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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