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1년 전 성공 주장 보도는 거짓?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3일 03시 00분


당시 “상온서 반응 성공”
이번보다 되레 고차원 기술

북한은 21년 전인 1989년에도 5월 8일자 ‘노동신문’(사진)을 통해 핵융합반응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지만 국제적인 검증절차를 밟지 않아 증명되지는 않았다. 변영욱 기자
북한은 21년 전인 1989년에도 5월 8일자 ‘노동신문’(사진)을 통해 핵융합반응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지만 국제적인 검증절차를 밟지 않아 증명되지는 않았다. 변영욱 기자
북한은 21년 전인 1989년 5월 8일 노동신문 1면을 통해 핵융합반응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노동신문은 “김일성종합대학 연구집단이 최근 방안온도(실내온도를 뜻함)에서 핵융합반응을 실현시키는 데 성공했다”며 “대학의 다른 연구집단에서도 유사한 방법으로 실험을 진행해 연구 결과를 재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현상을 더 관찰했다”고 전했다.

1989년은 미국 유타대의 스탠리 폰지 박사와 영국 사우스햄프턴대의 마틴 플레이슈먼 박사가 중수소의 삼중수소를 상온에서 핵융합시켜 헬륨을 만드는 데 성공한 해다. 김일성대 연구진은 백금 전극과 팔라듐 전극을 중수 속에서 전기분해해 상온에서 핵융합반응을 성공시켰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주장은 검증 절차를 밟지 않았다. 세계 과학계도 북한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이 핵융합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1987년부터 북한은 핵융합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을 ‘7대 첨단분야 현대화계획’에 포함시켜 관련 연구에 힘을 쏟았다. 특히 김일성대 원자력학부 핵물리학과나 플라즈마물리학과가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곳이다. 북한은 유명 핵물리학자인 박관오 박사에게 1987년부터 2002년까지 15년간 김일성대 총장을 맡길 정도로 핵과학자들을 우대하기도 했다.

이번에 북한이 발표한 핵융합반응 성공은 상세한 내용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오히려 21년 전 노동신문이 보도했던 실내온도 핵융합반응이 더 높은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21년 전 보도가 사실이 아님을 자인한 셈이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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