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비즈니스에는 유형이건 무형이건 투자가 필요하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겠지만 현명한 투자가 알찬 수확을 보장한다. 프로야구도 마찬가지다. 팀 자체 인프라 조성에 대한 투자도 꼭 필요한 부분이지만 일단 가장 직접적인 투자는 경기를 뛰는 선수에 대한 투자다. 즉, 팀 연봉이 어느 정도이고 팀 성적에 어떻게 반영되느냐는 가장 민감하게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다. 어느 경영자나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거둔다면 이를 마다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난해 메이저리그 팀들의 팀 연봉과 팀 성적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고 올 시즌 추이를 보도록 하자.
지난해 각 리그 와일드카드를 포함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은 8팀이다. 이 8개팀 중 팀연봉 상위 10권 이내의 팀은 모두 5개로 투자한 만큼의 효과를 거뒀다고 볼 수도 있다. 지난해 우승팀 뉴욕 양키스를 비롯해서 보스턴 레드삭스, LA 에인절스, LA 다저스가 그들이다. 팀연봉 중위권으로 볼 수 있는 11위∼20위 팀 중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콜로라도 로키스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연봉 하위권 중에서는 6500만 달러 정도의 팀 연봉으로 전체 24위였던 미네소타 트윈스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지난해와 올해를 비교해 보면 팀연봉 10위권 내에서 3팀의 변화가 생겼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LA 다저스, 시애틀 매리너스가 밀려나고 시카고 화이트삭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그리고 조 마우어와 대형 계약을 맺은 미네소타 트윈스가 10위권내로 진입했다.
올 시즌을 기준으로 30개 팀의 평균 팀연봉은 1억1200만 달러(1232억원)다. 하지만 양키스와 같이 2억 달러가 넘는 팀이 있어서 그렇지 실질적인 중간선은 8500만 달러(935억원) 선이 맞을 것이다.
물론 예상이긴 하지만 시즌 전 전문가들의 예상에서 포스트시즌 진출 후보 중 이 정도 선, 혹은 그 이하에 맞춰진 팀연봉은 콜로라도 로키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정도다. 특히 연봉 하위권 팀들 사이에서는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나오기 쉽지 않다는 평가다. 어떻게 보면 당연히 투자한 팀이 성적을 거두어야 정상이겠지만 스포츠의 특성상 늘 뿌린 대로 거둬간다면 특유의 의외성은 사라지고 드라마틱한 면마저 사라지게 된다.
작년 미네소타, 2008년 탬파베이, 2007년 콜로라도, 2006년 오클랜드, 2005년 샌디에이고, 2004년 미네소타 등 팀연봉이 전체 평균 보다 낮은 팀들이 나름대로 선전하며 저예산팀들의 희망봉(?) 역할을 했으나 올해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프로야구 팀의 경우 순수하게 팀연봉이 가장 높은 팀과 가장 낮은 팀은 2배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금액으로는 약 30억원이 넘는 차이다. 그러나 시장이 넓은 메이저리그의 경우 그 차이의 심도는 깊어진다. 올해 최고 연봉팀인 양키스는 2억600만 달러에 달하지만 가장 낮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35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한다. 거의 6배 차이다. 주로 팀연봉이 적은 팀들은 시장이 넓지 않거나 리빌딩에 들어가 있는 팀들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추신수의 소속팀 클리블랜드의 경우 젊은 선수들이 주류를 이루며 6100만 달러 정도의 팀연봉으로 전체 24위에 오른 정도다.
어쩌면 투자가 성적으로 직결돼야 하고 몸값 비싼 선수를 많이 보유한 팀이 이겨야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늘 그런 공식대로 간다면 스포츠를 사랑하는 ‘개미 군단’들은 리그에 흥미를 잃을 지도 모른다. 비록 저연봉 팀이 주연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는 어렵겠지만 때론 주연보다 더 빛나는 조연으로 전체 리그의 흥미를 더할 수 있다. 올해도 어떤 의외의 팀이 나올까. 이들에게 진한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송 재 우 메이저리그 전문가 인생은 돌고 돌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제자리다.아무리 멀고 험난한 길을 돌아가더라도
평안함을 주는 무엇이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