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부른 노래가 풍겨왔던 분위기 탓일까. 같은 소속사에 몸담고 있는 아이돌 그룹 티아라와 비교해 나이가 더 들어 보인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며 두 사람은 울상을 지었다. 인기 여성 듀오 다비치의 푸념이다. 올해 멤버 이해리는 26살, 강민경은 고작 21살이다.
지난해 노래 ‘8282’와 ‘사고쳤어요’를 잇달아 히트시킨 이들이 1년4개월 만에 새 음반을 내놨다. 타이틀곡은 ‘시간아 멈춰라.’ 가수는 제목 따라 간다는 말이 있듯이 다비치 또한 제목에 적잖은 징크스가 있는 듯 웃으며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믿겨지지 않을 만큼 빠른 속도로 ‘8282’가 1위를 차지했었고, 뒤이어 ‘사고쳤어요’가 정말 큰 사고를 쳤지요, 하하.”
그렇다면 새 노래에도? 다비치는 고개를 끄덕이며 노래의 원래 제목은 ‘그대로 멈춰라’였는데 고심 끝에 바꿨다고 했다. 이유가 그럴 듯 했다. “순위가 올라가려다 어느 순간 그대로 멈추면 어떡하나”란 기우(?)에서였다.
노래 ‘8282’로 변신을 꾀한 다비치가 새롭게 내민 카드 역시 또 한번 변신. 새 노래 ‘시간아 멈춰라’는 듣기만 해도 시원한 창법에 빠른 비트로 무장된 록 음악이다.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소화할 수 있다”는 욕심은 어느 가수든 갖고 있기 마련. 다비치 역시 마찬가지였다. 데뷔 3년차가 된 다비치는 어느 새 여성 듀오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여성 듀오의 대명사가 될 것”이란 데뷔 초반의 목표를 벌써 이룬 셈. 다비치는 내심 뿌듯해하면서도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아직은 갈 길이 먼 신예”라는 겸손함을 보였다.
‘8282’란 노래를 통해 빠른 리듬의 노래도 충분히 소화 가능한 듀오임을 증명해보였지만, 그럼에도 팬들이 다비치에게 기대하는 것은 애절한 발라드이다.
이들도 잘 알고 있는 듯 음반을 내놓을 때마다 발라드를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한두 곡쯤은 꼭 부른다고 했다. 새 앨범에도 역시 ‘사랑을 못해, 이별을 못해’란 느린 노래가 있고, 별다른 홍보 없이도 잔잔한 호응을 얻고 있다.
다비치란 이름으로 쉼 없이 달려온 지난날을 돌아보며 두 사람은 이번 앨범 활동이 마무리될 즈음 둘만의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여행지는 유럽의 아일랜드. 유명 팝스타들의 고향이기도 한 이 곳을 택한 이유는 “영화 ‘원스’의 영향이 크다”며 미소를 지었다. 친자매 그 이상으로 돈독함을 자랑한 다비치는 유일한 의견충돌이 있다면 “음식을 고를 때”라고 했다. 두 사람이 입을 모아 선호한다고 꼽은 음식은 다름 아닌 곱창. 가격이 제법 비싼데….
“서로의 주머니 사정을 너무 잘 아니까요.(웃음) 여유 있는 사람이 알아서 계산서를 잡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