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외면했지만 그들을 기억하는게 우리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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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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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연평해전 추모 시민모임
국가주관 행사 격상 이끌어내
유가족 결혼 등 대소사도 챙겨

‘제2연평해전 전사자 추모본부’ 회장을 맡고 있는 최순조 씨(오른쪽)가 20일 경기 평택시 해군콘도에서 제2연평해전 전사자 유가족들과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평택=변영욱 기자
‘제2연평해전 전사자 추모본부’ 회장을 맡고 있는 최순조 씨(오른쪽)가 20일 경기 평택시 해군콘도에서 제2연평해전 전사자 유가족들과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평택=변영욱 기자
“아버님, 국립대전현충원에 있는 무궁화동산에 제2연평해전과 전사자를 소개하는 알림판을 만들어 세워놓으려고 해요. 문구 좀 봐 주세요.”(최순조 씨)

2002년 월드컵 등 굵직한 이슈들에 가려졌던 제2연평해전의 전사자를 기억하고 예우를 다해 온 시민단체가 있다. 바로 ‘제2연평해전 전사자 추모본부’ 회원들이다. 이들은 2003년 이후 사건 발생일인 6월 29일 추모행사뿐 아니라 결혼식 등 유가족들의 집안 대소사까지 챙겨 오고 있다. 이들은 20일에도 치킨, 과일 등을 두 손에 가득 들고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경기 평택 해군콘도를 찾아 늦은 밤까지 정담을 나눴다.

추모본부가 만들어진 것은 2003년. 북한군의 공격으로 전사한 장병들을 위한 분향소 하나 없다는 사실에 문제의식을 가진 시민들이 모여 웹포털에 ‘카페’를 만들었다. 이후 온·오프라인 활동을 병행해 오고 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이 모임은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추모행사가 2008년부터 국가주관 행사로 바뀌는 데는 이들의 서명운동이 큰 역할을 했다. ‘전사자 후원의 밤’ 행사를 2007년부터 기획, 진행해 오고 있는 것도 추모본부다.

현재 회원이 3800여 명인 추모본부 최순조 회장(55)은 연평해전 전사자들의 이야기를 묶어 2007년 소설 ‘서해해전(현재는 연평해전)’을 펴내기도 했다. 그는 미국에서 사업을 하다 제2연평해전 소식을 접한 뒤 이를 소설로 쓰기로 결심하고 한국에 돌아와 등단했다.

“나라를 지키다 간 젊은이들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적어도 그들을 기억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 아닐까요? 분단국가에 산다는 현실을 너무 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평택=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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