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기자의 그런거 野]심판에 대한 기대와 반감 사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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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20일 군산. 롯데가 KIA에 7-1로 앞선 7회 1사에서 3연타석 삼진을 당한 카림 가르시아가 방망이를 내던지며 임채섭 주심에게 항의했다. 가르시아는 시즌 3호 퇴장을 당했다.

② 22일 잠실. LG가 두산에 0-1로 뒤진 6회 2사에서 정성훈이 삼진을 당하자 LG 박종훈 감독이 권영철 주심을 밀며 어필했다. 박 감독은 역대 16번째로 퇴장당한 사령탑이 됐다.

야구규칙 4.06(a)에 따르면 다음의 행동은 금지사항이다. 어떤 방법으로든 상대 팀 선수, 심판 또는 관중을 향해 폭언하는 것, 그리고 어떤 형태로든 심판에게 고의로 접촉하는 것. 이 경우 심판은 반칙한 사람을 퇴장시키고 경기장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가르시아는 임 주심에게 폭언을 했다. 퇴장감이다.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가르시아의 멱살을 잡고 말린 것도 그래서다. 박 감독은 권 주심을 밀었다. 손바닥이 아니라 손가락을 권총 모양으로 만들어 찔렀지만 접촉은 접촉이다. 역시 퇴장감이다. 문제는 일련의 퇴장 선언, 그 다음이었다.

①-1. 임 주심은 흥분한 가르시아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음악에 박자를 맞추듯 연방 고개를 끄덕였다. 가르시아가 더그아웃으로 돌아간 뒤에는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②-1. 박 감독은 퇴장이 선언된 뒤에도 항의를 계속했다. 그때, 쏜살같이 달려온 최규순 2루심이 박 감독을 거세게 밀었다. 그리고 최 심판원은 이에 거세게 항의하는 LG 김영직 수석코치까지 퇴장시켰다.

임 심판원은 역대 3번째로 2000경기에 출장한 베테랑이다. 경험이 많은 만큼 그런 상황에서 덜 흥분할 수 있다. 그러나 속마음이 어땠을지는 모르지만 롯데 팬들이 볼 때는 상대를 무시한다고 판단할 만한 행동이다. 최 심판원 역시 2006년 프로야구 선수협회로부터 올해의 심판상을 받은 베테랑이다. 그러나 몸싸움이 더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해도 감독을 밀친 건 비난받을 행동이다.

그라운드에서 심판을 제재할 사람은 없다. 그건 심판이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냉철하게 행동하리라 믿기 때문일 것이다.

이승건 기자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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