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부터 일본 TBS에서 방영 중인 한국 드라마 '아이리스'의 시청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한류스타 이병헌이 출연하고 일본 방송계에서 '황금시간대'로 불리는 9시대 지상파 채널에 편성된 점을 고려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이 드라마는 국내에선 평균 시청률 28.4%, 최고 시청률 35.5%(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TBS도 '아이리스' 방영을 앞두고 한국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아이리스'는 일본에서 첫 회 시청률이 10.1%(일본 간토 지역, 비디오리서치)로 두 자리 수를 기록하며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주연 배우 이병헌과 김태희가 현지 예능프로그램 등에 함께 출연해 적극적으로 작품을 홍보하면서 앞으로 인기가 더 오를 것이란 기대도 컸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12일 4회 시청률이 전주에 비해 다소 오른 것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회를 거듭할수록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아이리스'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일본에서 아이리스의 시청률이 "낮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TBS 측은 '아이리스' 방영 이전 같은 시간대 드라마 시청률이 5~6%대에 그쳤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 시청률이 성공적인 결과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태원 측은 TBS가 내부적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드라마에 별로 관심이 없던 10~20대의 시청률이 안정적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절대적인 시청률은 하락세이지만 한류의 중심 세력이 아니었던 젊은 시청자들이 한국 드라마에 흥미를 느끼는 현상에 의미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TBS는 '아이리스'를 방영 중인 수요일 9시대에 한동안 히트작이 없었다. 전작인 '아카카부켄지훈세키'(2010년 1월 13일~3월 10일 방영)의 시청률은 평균 6.1%에 불과했다. 그 이전에 방영된 작품들도 7~10% 수준이었다.
또 일본의 경우 국내에 비해 지상파 채널이 많은 점을 고려하면 '아이리스'의 일본 성적이 '대박'은 아니지만 아직 '쪽박'으로 볼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20%만 넘으면 '대박 작품'으로 화제가 되는 만큼 '아이리스'의 흥행 성적을 국내 시청률 기준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TBS와 태원 측에선 26일 오사카, 다음달 사이타마에서 열리는 '아이리스 OST 콘서트'가 시청률 반등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병헌, 김태희, 정준호, 김승우, 김소연 등 출연 배우들이 무대에 나서며 '아이리스'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질 것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이벤트가 열린 뒤 '아이리스'의 시청률이 더 떨어진다면 향후 한류 드라마의 일본 수출 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러 가지 반론에도 불구하고 매주 시청률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일본 시청자들이 '아이리스'에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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