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확성기 방송-전단 살포 보류

軍 “北태도 지켜본 뒤 결정”… 심리전 속도조절

군 당국이 천안함 폭침사건 조사결과 발표 직후 대북 심리전 차원에서 추진하려던 대북 전단(삐라) 살포 계획을 당분간 유보한 채 북한의 대응 태도 등을 지켜본 뒤 실행 시기를 결정하기로 했다.

▶본보 27일자 A5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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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장광일 국방정책실장은 30일 “풍향을 포함해 상황을 봐가며 적절한 시점에 살포할 것”이라며 “여러 종합적인 상황 판단을 한 뒤 시행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살포를 안 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군 관계자는 “당초 기상 여건 때문에 전단 살포를 연기해 왔으나 정치적인 상황도 고려해 당분간 전단 살포를 하지 않기로 했다”며 “계획의 실행 여부는 북한의 대응 태도와 주변 상황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폐쇄사회인 북한은 그동안 평양까지 날아가 살포되는 전단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북한 주민들이 남한 정보에 직접 노출되기 때문이다. 군 당국이 전단 살포 계획을 당분간 유보한 것은 천안함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적절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사회의 대북 압력이 가해지는 상황에서 북한을 극도로 자극할 전단 살포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있을지 모를 협상을 위한 ‘카드’로 남겨두겠다는 계산이라는 관측이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이 체류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심리전 자제를 요청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이 6월 둘째 주에 실행하기로 계획했던 확성기를 통한 대북 방송도 상황에 따라 연기할 여지가 커 보인다. 하지만 군 당국은 이미 24일 재개한 FM라디오방송을 통한 대북 방송은 계속하기로 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