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1명이 8표를 행사하는 2일 지방선거에는 교육감, 교육의원 선거가 포함돼 있다. 교육감, 교육의원 선거는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등과 달리 후보자가 정당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기호가 없다. 투표용지에 기재된 순서는 추첨에 따른 것일 뿐이다. 이 때문에 교육감, 교육의원은 투표를 하기 전 뽑을 후보의 이름을 미리 기억해둬야 한다.
올해 초 교육계에 불어닥친 ‘교육비리’와 ‘무상급식’ 이슈의 여파로 후보들은 너나없이 비리 척결과 무상급식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평소 교육에 크게 관심이 없던 유권자라면 누구를 찍어야 할지 막막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당장 차기 교육감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될 주요 정책인 ‘교원평가’와 ‘학교자율화’만큼은 꼭 따져봐야 한다.
이성호 중앙대 교수(교육학과)는 “잡화점식 교육 공약이 난립하고 있지만 핵심은 교원평가와 학교자율화다. 중요한 정책일 뿐 아니라 보수와 진보가 가장 극명하게 갈리는 지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유권자는 이 두 가지 쟁점이 본인 생각과 맞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부터 실시하는 교원평가제는 법제화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각 시·도교육감이 정한 규칙에 따라 시행된다. 사실상 교육감의 철학대로 교원평가를 운영할 수 있다. 진보 성향 후보들은 모두 교원평가를 인사나 보수와 연계하는 방안에 반대하고 있다. 평가 결과를 교사의 연수 근거 자료 정도로 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보수 성향 후보들은 교원평가 결과에 따라 교사 수당을 차등 지급하고 일부는 교단에서 퇴출하는 등 인사 반영에 적극적인 편이다.
학교자율화에는 외고 문제, 자율형사립고와 자립형사립고 확대·축소, 학교선택권 등이 맞물려 있다. 보수 성향 후보들은 일반 학교보다 학생 선발,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권을 많이 가진 학교들을 확대해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진보 성향 후보들은 무분별한 학교자율화가 결국 사교육비 증가로 이어진다며 반대한다. 이들은 자율고, 자사고의 학생 선발권을 대폭 축소하고 외고는 폐지하거나 특성화고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핵심 사안에 대한 보수·진보 후보의 공약이 엇갈리지만 교육감 후보는 정당이 없어 누가 보수이고 진보인지 알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 단서는 후보들의 포스터와 공보물에 있다. 진보 성향 후보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징이 된 노란색을 주로 사용한다. 또 ‘반MB’ ‘특권교육 철폐’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 등의 구호를 내세운다. 이에 비해 보수 성향 후보들은 대부분 파란색을 애용한다. ‘비리 교원 퇴출’ ‘공보육 강화’ ‘특목고 유치’ 등이 이들의 주된 구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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