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예상밖 참패… 민심은 정권을 견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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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3일 03시 00분


광역단체장, 한나라 5 대 민주 7… 與 수도권 기초단체장도 완패

지방선거 승부 가른 6가지 요인
[1] 천안함 北風이 與에 역풍으로
[2] 방심한 보수층… 젊은층은 결집
[3] 지방선거 與패배 징크스 확인
[4] 다시 분 盧風… 친노세력부활
[5] 충청민심 세종시 수정안 거부
[6] 진보세력 ‘교육감 단일화’ 위력

2일 치러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사실상 참패했다. 반면 민주당은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등에서 예상외로 선전하며 약진했다.

한나라당은 수도권을 포함해 전국적인 승리를 기대했지만 실제 투표함을 열자 서울과 인천은 물론이고 전통적인 텃밭인 강원과 경남에서마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나라당은 2006년 5·31지방선거에선 광역자치단체장 16곳 중 12곳을 차지하는 등 압승했으나 이번 선거에선 정부 여당 견제론의 벽을 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나라당은 4년 전 대거 승리했던 수도권 등에서의 기초자치단체장도 상당수 야당에 내줄 것으로 예상된다.

정당 추천 없이 치러진 시도교육감 선거에서도 서울 경기 등에서 사실상 야권의 지원을 받은 진보 성향 후보들이 선전했다.

투표일 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의 예측과 달리 여야는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유례없는 박빙의 접전을 벌였다. 3일 오전 2시 30분 현재 한나라당은 부산 대구 울산 경북 등 4곳에서 승리를 확정지었으며 경기에서도 승리가 확실시된다. 민주당은 광주 인천 강원 충북 전북 전남에서 승리를 확정지었고, 충남에서 앞섰다. 자유선진당은 대전에서 승리를 확정했다. 제주는 무소속 우근민 후보가 무소속 현명관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하지만 서울은 개표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최종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서울시장 선거는 여론조사에서 현역 시장인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의 여유 있는 승리가 점쳐졌으나 개표가 47.3% 진행된 상황에서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득표율 47.5%로 46.8%를 얻은 오 후보를 0.7%포인트 앞섰다.

경남도지사 선거에선 개표가 46.6% 진행된 상황에서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를 3.4%포인트 앞섰다.

이처럼 선거 결과가 당초 예상과 크게 달라진 것은 천안함 폭침으로 초반 위축됐던 선거 분위기가 막바지로 가면서 달아올라 정부 여당에 대한 견제 심리가 확산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당초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전통적인 ‘여당 징크스’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했다. 2002년과 2006년 지방선거는 정권 중간평가의 성격을 띠며 여당에 아주 불리했지만 이번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안정된 국정 지지도를 유지해 유리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이번 선거에서도 ‘여당 징크스’는 재연됐다.

반면 민주당은 ‘정권 견제’를 호소하며 20, 30대 유권자 등 지지 세력을 막판에 결집하는 데 성공했다. 민주당은 ‘지방권력 교체’라는 숙원을 어느 정도 이루게 됐다.

한편 교육감 선거에서는 3일 오전 2시 30분 현재 진보 후보들이 경기 등 6곳에서 1위를 달렸다. 이번 선거 전까지 전국 16개 시도교육감 중 진보 성향 교육감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유일했다. 특히 진보 성향 후보 중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간부 출신 후보들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1위를 달린 광주의 장휘국 후보와 강원의 민병희 후보는 전직 전교조 지역지부장 출신이다. 지금까지 전교조 출신 교육감은 없었다.

진보 성향 후보들의 이 같은 약진으로 현역 교육감의 재선율은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재선 도전에 나선 현역 교육감 9명 중 3일 오전 2시 30분 현재 1위를 달린 후보는 5명이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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