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관계자들은 3일 6·2지방선거가 끝난 뒤 김 지사의 경쟁력을 다시 평가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김 지사는 현 정권 심판의 ‘쓰나미’를 버텨내는 경쟁력을 보여줬다. 최대 접전지인 수도권 3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김 지사는 전날 개표 초반부터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를 앞서가며 당선을 확정지었다. 유 후보가 친노(친노무현) 세력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그의 승리는 더욱 돋보였다. 낙승을 기대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주당 한명숙 후보와 피 말리는 접전을 벌인 상황과 대조적이었다.
경기도당위원장인 원유철 의원은 김 지사의 승리 요인에 대해 “‘더 낮은 곳으로 더 뜨겁게’라는 슬로건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원 의원은 “김 지사는 선거기간에 자칫 오만하게 비칠 수 있는 현직 지사 또는 여당 후보의 자세보다는 겸손하고 서민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날카로운 이미지의 유 후보보다는 어눌한 말투로 정책 설득에 집중한 김 지사의 진정성이 국민들에게 전달됐다는 해석이다.
김 후보는 지사직에 다시 도전하는 문제를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당 복귀와 지사직 재도전의 두 갈래 길에서 출마의 길을 선택했다. 결국 그는 참패의 후폭풍에 휩싸인 당에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본인의 손사래에도 불구하고 차기 주자 반열에 올라선 것이다. 김 지사는 2012년 대통령선거 출마 가능성에 대해 “도지사직에 전념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선을 그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친이(친이명박)계 핵심 의원은 “김 지사 본인이 원하든 원치 않든 이번 선거를 계기로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자연스럽게 끌려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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