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엔 아프리카 대표적인 응원기구인 부부젤라(나팔의 일종)를 부는 흑인 팬들이 스탠드를 많이 채웠다. 이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부부젤라를 불어 분위기를 북돋았다.
경기가 시작되자 한국 붉은 악마가 응원하는 '짝짝짝 짝짝'이란 리듬이 흘러나오자 함께 따라했다. 경기장 대부분의 팬들이 따라하는 바람에 일순간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은 한국의 홈경기 같은 인상을 심어줬다.
이런 가운데 이정수와 박지성이 전반과 후반 초반 골을 터뜨리자 흑인 팬들도 환호성을 터뜨렸다. 아프리카 특유의 엉덩이를 흔드는 춤을 추는 팬들도 보였다. 본부석 왼쪽과 그 반대쪽에 자리 잡은 붉은 악마 팬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경기 내내 흥겹게 남아공 흑인 팬들과 응원을 함께 했다.
반면 그리스 관중석은 전반 7분 선제골을 허용한 뒤 오랜 침묵이 흘렀다. 경기 시작부터 흔들던 국기는 어느 순간 정지됐고 대부분의 팬들은 자리에 일어서서 안타깝게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 끝난 뒤에도 계속 불어대는 흑인 팬들의 부부젤라는 한국 팬들에게는 응원가였지만 오토 레하겔 그리스 감독과 선수들, 그리고 팬들의 가슴을 후벼 파는 애절한 애상곡이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