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지향한 평화 위해 경협 활성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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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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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원 前국정원장 강연

2000년 6·15공동선언의 산파 역할을 했던 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76·사진)은 지난 10년 동안 계속된 보수진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6·15선언에 대한 신념을 바꾸지 않고 있다. 그는 10일 경북대에서 열린 대구지역 한반도평화포럼 초청 강연회에서 “반세기 불신과 대결의 냉전 끝에 어렵게 마련된 남북 화해협력 구도가 위기에 처하고 긴장이 조성됐다”며 “6·15공동선언 10주년을 맞는 우리의 심경은 착잡하기 이를 데 없다”고 심경을 피력했다.

‘햇볕정책의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었던 임 전 원장은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는 6·15선언 2항의 남북한 통일 방안과 관련한 합의가 정당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적화통일이나 흡수통일을 고집하는 한 남북관계 개선은 기대할 수 없다”며 “(두 정상은) 평화와 통일에 이르는 긴 과정을 공동으로 관리하고 촉진시키기 위한 협력기구로 ‘남북연합’(북측은 ‘낮은 단계의 연방’이라고 호칭) 형성이 필요하다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임 전 원장은 최근 남북관계의 경색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6·15선언을 묵살하고 10·4정상선언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취함으로써 어렵게 쌓아올린 화해협력의 공든 탑이 무너졌다”며 “북한의 굴복과 급변사태를 기다리겠다는 잘못된 정책으로 남북관계를 경색시키는 것은 결코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임 전 원장은 “지금은 위기관리가 긴요하다”며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긴장을 완화해 평화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통일을 지향하는 적극적 평화를 만들기 위해 경제협력을 활성화해 남북경제공동체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며 “6·15선언이 합의한 대로 남북연합을 구성해 남북이 ‘사실상의 통일 상황’부터 구현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만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이 재개되면 (북핵 6자회담) 9·19합의에 따라 관계개선을 위한 북-미 협상, 정전상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4자회담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과 전통적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한편 중국과의 협력관계도 확대 발전시켜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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