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월드컵사를 특급 조커 없이 쓸 수 있을까? 정답은 ‘No’다. 굵직한 월드컵사의 면면엔 여지없이 조커들의 활약이 있었다.
월드컵 사상 첫 승점을 안겨줬던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불가리아전 동점골의 주인공 김종부(전 중동고 감독). 그가 선발이 아닌 교체로 출전했던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김종부 카드가 없었다면 월드컵 첫 무승부도 없었다. 한국 월드컵 최초의 특급 조커였던 김종부는 0-1로 뒤지던 후반 24분 조광래의 헤딩 패스를 가슴으로 받아 지체 없이 골로 연결했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국민 드라마를 완성했던 서정원(올림픽 축구팀 코치)도 후반 14분 김주성을 대신해 그라운드에 선 조커였다. 김호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그는 무더위 속에 후반 급격한 체력 저하를 보이던 조별리그 첫 상대 스페인의 수비진을 휘저었다. 1-2로 뒤지던 후반 추가 시간에 홍명보의 송곳 패스를 받아 성공시킨 동점골은 월드컵사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이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토고전에서 1-1 동점이던 후반 27분 중거리포로 역전슛을 성공한 안정환도 특급 조커의 반열에 올라 있다. 골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영원히 기억되는 조커도 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네덜란드전에서 회심의 중거리슛을 날린 이동국이 그랬다. 그의 중거리포는 연패에 고개를 숙인 한국 축구에 희망의 빛이었다. 공교롭게도 안정환과 이동국 두 선수는 2010년 허정무호의 주축으로 남아공에서 출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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