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 루니' 정대세(26.가와사키 프론탈레)가 실력과 눈물로 세계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북한 축구대표팀 정대세(26.가와사키 프론탈레)는 16일(한국시간) 월드컵 첫 경기인 남아공월드컵 G조 1차전에서 우승후보 브라질의 문전을 위협하면서 세계 정상급 실력을 보여줬다.
북한 대표팀 원톱으로 나선 정대세는 전반 10분 수비수 3명 사이를 뚫고 깜짝 슛을 쏘아 브라질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또 0-2로 뒤지던 후반 44분 중앙선 부근에서 길게 날아온 패스를 페널티지역 왼쪽 부근에서 헤딩으로 떨어뜨리면서 지윤남이 골을 넣는데 도와줬다.
미셸 바스토스(리옹)와 마이콘(인테르 밀란), 후안(AS 로마), 루시우(인테르 밀란) 등 세계적인 수비수들이 즐비한 브라질은 스트라이커 정대세의 깜짝 역습을 막느라 진땀을 흘렸다.
부모가 대한민국 국적자인 재일교포 정대세는 일본에서 조총련계 학교에 다니면서 남한보다 북한을 조국이라고 느껴 북한 대표팀을 택했다.
키 181㎝의 탄탄한 체격에다가 저돌적인 돌파와 망설임 없는 슈팅으로 상대를 위협하는 점이 잉글랜드 선수 웨인 루니와 닮았다고 해서 '인민 루니'로 불린다.
이번 브라질과 경기에서 정대세는 눈물로도 축구 팬에게 큰 감동을 줬다.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북한의 대표선수로 그라운드를 밟는 것이 너무 벅찬 듯 브라질과 경기가 열린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엘리스파크 스타디움에 입장할 때부터 눈물을 보였다. 북한 국가가 울리는 내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손으로 얼굴을 감싸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한국 누리꾼들에게도 국적을 떠나 큰 인상을 남겼다.
정대세는 "북한 대표팀은 산책하기 위해 남아공에 온 것이 아니다. 북한은 브라질에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고 자신감 넘치는 말로 북한의 투지를 보였다.
그는 이날 경기 뒤 취재진과 선수가 어울려 대화할 수 있도록 마련된 '믹스트존'에서 일본어와 한국어, 영어뿐만 아니라 포르투갈어까지 유창하게 구사하면서 각국 기자들을 상대하기도 했다. 그는 "세계적인 스타들과 경기장에서 대화하기 위해 포르투갈 어를 열심히 연습했다"고 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는 정대세를 두고 "'아시아의 루니'가 유럽에서 뛰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적었다.
정대세가 '강호' 브라질,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와 함께 예선 G조에 속한 북한에 16강 진출 티켓을 안길지 축구팬의 관심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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