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에 사는 사람들]“다문화는 이제 한국 문화… 소통 힘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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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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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의 2대 고민은 편견 극복과 자녀 교육
이주여성에 일자리 제공 사회적 기업 경쟁력 높여야

포스코가 21일 주최한 ‘다문화포럼’에서 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왼쪽에서 네 번째)과 정준양 포스코 회장(왼쪽에서 다섯 번째)이 몽골 전통모자를 쓰고 결혼이주 여성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포스코
포스코가 21일 주최한 ‘다문화포럼’에서 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왼쪽에서 네 번째)과 정준양 포스코 회장(왼쪽에서 다섯 번째)이 몽골 전통모자를 쓰고 결혼이주 여성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포스코
■ 포스코, 다문화 포럼 열어

“외국인 이민자들은 한결같이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과 자녀교육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하더군요.”

2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 주최 ‘한국 속의 글로벌, 다문화 사회에서 함께 사는 길을 찾다’ 포럼에 참석한 슈헤르테이 아리옹 씨(36·여)는 이렇게 말했다. 몽골인인 그는 2002년 한국에 입국해 작년부터 경기도청 가족여성정책과에서 외국인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슈헤르테이 씨는 결혼이주여성들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경기도 내 다문화 가족지원센터와 복지센터 등을 방문해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그는 한국인들의 배타적인 시선과 언어문제로 자녀교육에 소홀해지는 다문화 가정의 현실과 맞닥뜨리게 됐다. 슈헤르테이 씨는 “엄마의 한국어 실력이 부족하다 보니 일부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언어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며 “이 때문에 학교에서 ‘왕따’가 돼 자신감을 잃는 자녀들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인과 결혼한 우즈베키스탄 여성 바흐리지노바 라노 씨(30)도 문화적 차이로 한동안 적응하지 못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결혼한 뒤 한국인 친구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헬스클럽을 다니고 등산도 했지만 말이 트이지 않아 친해지기가 쉽지 않았다”며 “구청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운 뒤에야 한국 사회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바흐리지노바 씨는 한국어 공부를 마친 뒤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언어 자원봉사를 했으며, 현재는 중소기업중앙회 취업교육부에서 일하고 있다.

이날 ‘포스코 다문화 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한 정선희 사회적기업지원네트워크 상임이사는 “사회적 기업을 통해 결혼이주여성에게 직업훈련과 일자리, 자녀교육 등을 제공할 수 있다”며 “사회적 기업의 경쟁력을 어떻게 계속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다문화 가정에 맞는 사업을 발굴하고 적합한 사업 모델을 설계할 수 있는 각종 지원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또 결혼이주여성의 특성을 고려한 창업 컨설팅 인력의 육성과 다문화 지원을 사회공헌 사업으로 추진하는 대기업과의 연계사업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는 이날 여성가족부와 협약을 맺고 결혼이주여성에게 일자리를 소개하는 등 다문화 가정이 한국에 안착할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펼치기로 했다. 포스코는 이날을 ‘일곱 빛깔 다문화 데이(day)’로 이름 짓고, 포스코센터에 직업체험관을 마련해 결혼이주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취업상담을 진행했다. 포스코가 설립한 사회적 기업인 ‘송도 SE’도 이들 여성을 채용하기 위해 면접을 봤다.

송도 SE는 다문화 가정 등 소외계층의 취업을 지원하려는 취지로 올해 4월 설립됐다. 이 회사는 포스코건설 신사옥 및 포스코 글로벌 연구개발(R&D)센터의 청소와 주차관리를 전담하는 용역회사로 현재까지 50명의 취약계층 인력을 채용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포럼에서 “결혼이주여성의 한국 사회 유입은 한국 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으며, 다문화는 이제 한국의 문화가 됐다”며 “다양한 문화가 소통해 진정한 사회통합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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