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형조각 장인 지재봉 씨(59·정광사 대표·사진)는 남아공에서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의 금자탑을 세운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태극전사 23명에게 기념 메달을 만들어 기증한다. 지난달 27일 우루과이와의 16강전이 끝난 뒤 바로 작업에 들어가 8일 메달이 완성되는 대로 대한축구협회에 보내 선수단에 전달할 예정이다.
지 씨는 사재 1500만 원을 투자해 황동으로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기념 메달’을 만들었다. 앞면에는 중앙 아래에 한국과 우루과이 국기를 새겼고 둘레 가장자리에 16강에 든 다른 팀 국기를 새겨 넣었다. 뒷면에는 허 전 감독과 23명의 태극전사 이름을 넣었다. 메달의 둘레 테에는 각 선수의 영문 이름과 등번호를 새겼다. 메달의 지름은 8cm.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는 8강 이상 올라가라는 의미를 담았다.
40년 넘게 금형조각에 몰두해온 지 씨는 스포츠광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때는 거스 히딩크 감독을 비롯해 선수단에 전체 얼굴이 새겨진 금형 메달을 만들어줬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때는 김인식 감독을 비롯한 4강 주역들에게 기념 메달을 제작해 전달했다.
지 씨는 한국의 네 경기를 서울 이태원 등 길거리 카페에서 지인들과 응원하며 지켜봤다. 지 씨는 “우루과이와의 16강전은 우리가 이길 수 있는 경기였는데 져서 너무 아쉽다. 잘 하고도 져 너무 속상해 그 자리에서 소주 두 병을 맥주잔에 따라 벌컥 마셨다. 태극전사들은 정말 잘 싸웠다.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한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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