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6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투표일 직전에 이뤄지는 야권의 후보 단일화가 이미 부재자투표를 마친 유권자의 투표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내기로 했다. 막판 단일화 효과를 노리는 야권에 맞서 한나라당이 ‘투표권 침해 논란’으로 맞불을 놓은 셈이다.
○ 부재자투표 얼마나 진행됐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5일까지 서울 은평을에서 전체 부재자투표 신고자 2882명(전체 유권자의 1.1%) 중 투표를 마친 사람은 2025명(70.3%)이다. 또 충북 충주에선 전체 부재자투표 신고자 3275명(전체 유권자의 2.0%) 중 2383명(72.8%)이 투표를 마쳤다.
재·보선에서 부재자투표는 투표소를 별도로 두지 않고 집에서 투표를 한 뒤 해당 지역선관위로 투표용지를 우편 발송토록 하고 있다. 따라서 25일 선관위에 도착한 투표지는 최소 하루, 이틀 전 투표한 것이다. 결국 서울 은평을과 충북 충주 지역 유권자 4400여 명은 누가 야권의 단일후보가 됐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투표를 한 셈이다. ○ 투표권 침해 ‘있다? vs 없다?’
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은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부재자투표가 사실상 끝난 후에 이뤄진 단일화는 정당제도의 취지를 훼손할 뿐 아니라 투표권의 평등가치를 보장한 헌법정신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조해진 대변인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투표권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해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한편 부재자투표 이후 후보 단일화를 금지하는 선거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후보 단일화는 정치적 행위이기 때문에 정치적 견해를 밝힐 수는 있으나 법적인 문제로 비판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176석의 거대 여당이 이런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오히려 초라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현행 선거법상 후보 단일화를 제재하는 규정은 없다”며 “자칫 사퇴 제한 규정이 언제라도 사퇴할 수 있는 후보자의 권리를 역으로 침해할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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