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오디션을 거쳐 한국 무대에도 설 겁니다. (한국 톱스타는) 일본 공연 무대에만 선다는 편견을 깨보겠습니다."
창작 뮤지컬 '카페인'의 일본공연 배우 겸 제작자로 나선 톱스타 강지환(33)이 3일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공연 출연 약속을 했다. 국내 소극장 무대를 통해 팬들을 만나겠다는 것이다.
적지 않은 일본 팬을 확보한 강지환은 10월 16일부터 11월 7일까지 열리는 일본 도쿄 공연에 주연배우로 캐스팅됐다. 이 과정에서 작품성은 있는데 제작 여건이 어려워 국내 공연이 중단됐다는 소식을 듣고 제작비 일부를 보태 공동 제작자가 됐다.
기자는 그가 일본 무대에 선다는 소식을 처음 접하고, 유독 일본 팬들에게만 '프렌들리' 한 국내 한류스타의 관행이 떠올랐다. 서울에서 도로교통법을 어겨놓고 일본 팬 페이지에 먼저 사과하거나, 일본에서는 대형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팬 미팅을 열어도 국내 팬 서비스는 형편없는 스타를 보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
뮤지컬 제작자인 강지환이 일본 무대에 선다는 건 '순수'하게만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간담회 자리를 빌려 강지환에게 '한국 공연에 출연할 계획은 없는지, 우리 스타들이 일본 무대에만 후한 편인데 당신도 그런지?'를 물었다.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당연하다. 한국 공연에도 출연한다. 기자의 편견을 깨겠다"라고 대답했다. 간담회장 뒤에 서 있던 20~30명의 팬은 손뼉을 치며 크게 환호했다. 더운 날씨에도 팬들은 응원 현수막과 기자들에게 줄 '조공'(간식)을 준비하며 그를 '내조'했다.
2004년 뮤지컬 '그리스'로 데뷔한 강지환은 무대로 돌아온 첫 기분을 "짜릿하고 간질간질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드라마 '커피하우스', '굳세어라 금순아', '경성 스캔들', '쾌도 홍길동' 과 영화 '영화는 영화다', '7급 공무원'으로 스타덤에 올랐지만 뮤지컬은 항상 그에겐 돌아가야 할 고향과도 같았다.
"뮤지컬에 대한 열망이 너무 많았는데 실력이 부족하고 여건이 안돼 기회가 되면 참여하려고 마음먹었어요. 처음 신인시절 뮤지컬을 했을 때는 무작정 덤볐지만 지금은 연기자로 활동을 하다 다시 무대에 서는 만큼 두려움 반 기대 반입니다.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공연은 편집이 없고, 모두 라이브로 진행되기 때문에 더욱 실력을 쌓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일본과 한국 공연에서 큰 차이는 없겠지만, 일본 공연에는 퍼포먼스가 첨가됩니다."
자리에 함께한 원미솔 음악 감독은 "강지환 씨와는 뮤지컬 '그리스'로 함께 일했다. 당시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굉장히 성실하고 순발력이 좋은 배우였다"라면서 "오랜만이지만 그 느낌은 그대로다. 앞으로 더 많은 매력을 보여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제작자 역할에 대해 "배우와 연출가, 음악 감독 등 모든 관계자들이 뮤지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줄 뿐"이라며 "제가 배우이기 때문에 배우들을 더욱 생각하고 그들을 지원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도 (제작자로) 참여할 기회가 있다면 계속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강지환은 "꿈과 사랑과 희망, 용기를 준다는 거창한 목표보다 작품을 보는 100분 동안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한국 공연에 참여하는 다른 배우 분들에게도 많은 관심 부탁 한다"라며 제작자다운 면모를 보였다.
뮤지컬 '카페인'은 까칠한 바리스타 세진과 엉큼한 소믈리에 지민이 우연히 만나 커피와 와인처럼 달콤하고 쌉쌀한 로맨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다채로운 음악과 함께 그려내는 2인 극이다.
성재준 연출가는 "와인은 남자, 커피는 여자에 빗대 이야기가 펼쳐진다"며 "구성은 한국과 일본 공연이 똑같지만 일본 공연 무대가 더 커 변동이 있을 것 같고, 일본 관객들에게 와 닿을 수 있는 요소를 보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공연에는 김태한, 김경수, 유나영, 우금지가 출연하고, 일본 공연에서 강지환의 상대역으로 출연할 여배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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