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17일 오후 11시 15분에 방송할 예정이었던 ‘PD 수첩-4대강 수심 6m의 비밀’편을 결방하고 ‘VJ 특급 비하인드 스토리’를 대체 방영했다.
‘PD 수첩’이 결방된 이유는 김재철 사장이 방송 2시간여를 앞두고 해당 프로그램의 사전 시사를 제작진에게 요구했으나 제작진이 이를 거부하자 사규 위반을 이유로 방송 보류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 오행운 PD는 이날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사장이 보류 결정을 내린 상태여서 불방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PD 수첩-4대강 수심 6m의 비밀’편은 이명박 대통령이 대운하 사업의 중단 의사를 밝힌 지 3∼6개월 뒤 4대강 살리기 계획의 기본 구상을 만들기 위한 비밀팀이 조직됐으며, 이 팀에는 청와대 관계자 2명을 비롯해 국토해양부 하천 관련 공무원들이 소속돼 있었다는 내용을 다룰 예정이었다. 이 프로그램에는 4대강 사업과 관련된 변경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모교인 동지상고 출신과 영포회 회원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주장도 포함돼 있었다.
방송에 앞서 국토부는 “허위 사실을 다루고 있다”며 서울남부지법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서울남부지법은 “방송이 이뤄진다고 해서 신청인에게 중대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힐 우려가 있다는 점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17일 설명자료를 내고 “비밀팀은 존재하지 않으며 4대강 사업은 하천 댐 환경 등 여러 분야 업무를 종합한 방대한 규모여서 단일 과에서 다루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2008년 11월 5일 장관 결재를 받아 전담팀을 운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MBC 노조 집행부는 심야 대책 회의를 가졌으며 PD 수첩 불방 소식이 알려지면서 300여 명이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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