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2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10여 분간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에게 호통을 쳤다. 이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장에 들어서며 박 원내대표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그러나 박 원내대표는 질의를 시작하면서 “축하한다. 이 후보자는 과거 민중당 사무총장(1991년)으로 좌파적 이념도 가졌지만 이선실 간첩사건(1992년)을 계기로 전향해 굉장히 우파적 길을 가고 있다. (그러나) 저는 항상 이념이 같다”고 ‘뼈’있는 인사말을 건넸다.
이어 그는 “나도 김대중 정부 때 실세였지만 내 사람을 차관으로 데려가지 않았다”며 특임차관에 이 후보자의 측근(김해진 차관)이 기용된 것을 비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와의 주말 회동과 관련해 “청년실업과 남북관계가 시급한 지금 ‘정권 재창출’을 거론하는 것이 맞느냐”며 “대통령이 설령 그렇게 말했더라도 비서진이 그렇게 공개하는 게 옳으냐. 이 따위로 모시니까 대통령이 실패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국민 모두가 박영준 전 총리실 국무차장이 민간인 불법 사찰을 주도했다는 걸 다 알고 있는데도 대통령이 ‘왕(王)차관은 없다’고 하는 게 맞느냐”며 “대통령이 설사 그런 말을 했더라도 어떻게 비서진이 그대로 전달하느냐. 좀 서툴게 하지 말라”고 질타했다.
또 그는 “세간에 인턴 견습 총리(김태호)에 실세 장관(이재오)이라는 말이 있다”고 운을 뗀 뒤 이 후보자가 국민권익위원장 시절 검찰에서 특강을 할 때 검찰총장에 앞서 행사장에 입장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을 들어보이며 “굉장히 보기 안 좋았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앞으로 월권하면 절대 용납 못한다”는 말로 질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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